앵커 : 이동통신 3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이른바 빨랫줄 장사(통신망 사업)만 하면 망한다는 정신으로 올해 통신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비통신, 탈통신을 외치며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는데요. 서지명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 서기자.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모두 마무리 됐습니다. 일단 지난해 4분기 실적부터 정리해보도록 하죠.
기자 : 네. 어제 KT를 마지막으로 이동통신 3사의 실적발표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실적부진의 원인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에 이동통신 3사 모두 기본료 1000원 인하가 본격 시행되면서 수익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SK텔레콤은 9월16일, KT는 10월 21일, LG유플러스는 11월20일부터 순차적으로 기본료 1000원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4분기부터 LTE스마트폰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경쟁강도가 심화됐고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점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SK텔레콤과 LTE로 재도약을 노리는 LG유플러스간의 LTE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했는데요. KT는 상대적으로 LTE 상용화가 늦었지자 가입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경쟁이 심화됐습니다.
특히 KT의 경우 2G 전환비용이 발생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앵커 : 네 그렇군요. 사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저도 그렇고 개인이 부담하는 통신료 부담은 늘었습니다. 그런데 통신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점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나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스마트폰 인구가 2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스마트폰이 대중화됐습니다.
이에 따라 무선데이터 매출은 성장했지만 음성통화 매출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가입자당월별매출액, 이른바 알푸(ARPU)는 오히려 감소세를 나타냈는데요. 데이터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음성통화 매출의 감소세를 상쇄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요금인하 효과에 의해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율 대비 알푸 증가폭이 더뎠습니다.
특히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 등 통화나 문자서비스를 대체하는 애플리케이션이 활성화되면서 통신사의 전통적인 수익원이 음성과 문자 매출을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통신사 입장에서는 무선데이터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창출됐지만 증가하는 무선인터넷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투자비를 확대해야 했고 LTE라는 신규 데이터망을 꾸리기 위해 막대한 투자비를 지출해야 했습니다.
앵커 : 네 그렇군요. 지난해 있었던 요금인하 영향과 과열된 경쟁상황은 올해도 이어질 것 같은데요. 올해 통신서비스 시장은 어떻게 전망해 볼 수 있나요.
기자 : 올해 역시 통신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올해의 키워드 역시 LTE데요. 2G 전환 문제로 LTE 상용화가 상대적으로 늦어진 KT가 올해 1월3일 LTE서비스를 시작하면서 LTE 전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통신 3사 모두 LTE 가입자 목표치를 공격적으로 잡으며 가입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실적발표 컨퍼런스에서 SK텔레콤은 당초 올해 목표치인 LTE가입자 500만명을 600만명으로 올려 잡았고 LG유플러스와 KT는 LTE가입자 400만명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설비투자에 있어서도 LTE네트워크 구축을 가장 1순위로 꼽으며 LTE 전국망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LG유플러스가 LTE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경쟁사대비 최대 2배 가량 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이어 LTE에 있어서도 수익성을 저해하는 출혈 경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 네. 올해도 LTE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통신사마다 차별화된 LTE 전략이 있나요.
기자 : 통신사들은 올해도 활발한 LTE 가입자 유치 전쟁을 진행할 전망입니다.
가장 빠르게 LTE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한 SK텔레콤은 차별화된 요금제로 고객에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달부터 청소년, 어르신 전용 등 연령대별 LTE요금제와 멀티미디어 이용패턴별 요금할인 상품 등을 추가로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KT는 경쟁사보다 LTE 서비스가 늦은 만큼 마음이 좀 더 급합니다. KT는 생소한 기술용어인 '워프'라는 개념을 인기 캐릭터인 다스베이더와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KT는 일단 이달 중순까지 서울지역 망 구축하고, 이미 전국망을 구축한 와이브로를 데이터 보완재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LTE가 데이터 중심의 서비스지만 음성통화를 많이 하는 고객을 위해 파격적인 음성통화를 제공한다는 전략입니다.
LTE에서만큼은 내가 1등이라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LG유플러스는 가장 빠른 전국망 구축과 함께 이달부터 LTE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타사 대비 최대 2배로 높였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LTE 효과는 언제쯤 실적에 반영될 수 있을까요.
기자 : 이런 적극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LTE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더딜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 하반기는 돼야 LTE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SK텔레콤은 올해 전년 매출 성장률 2.2% 이상의 성장세와 2.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올 하반기, 빠르면 3분기 내에 LTE로 인한 알푸 상승과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KT는 올해 전반적으로 획기적인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수준의 실적 달성을 내부목표로 잡았다고 밝혔습니다. LTE 도입 효과 역시 하반기는 돼야 나타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LG유플러스는 올 2분기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매출은 전년대비 13% 성장한 10조5000억원으로 전망했고, 이익성장은 전년 수준으로 기대했습니다.
앵커 : 네. 지금까지 말씀하신 것을 종합해보면 통신서비스만으로는 이익성장이 어렵다고 볼 수가 있겠는데요. 향후 통신사들의 성장 전략은 무엇입니까.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통신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경쟁 또한 치열한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통신사들이 비통신 영역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기존 이동통신 사업과 지난해 10월 분사한 SK플래닛, 하이닉스를 3대 축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 같은 구조적인 변화들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잡는 한편, 이동통신-플랫폼-반도체 간의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전략입니다.
KT 역시 올해부터 그룹 경영체계를 본격화하며 금융, 방송 등 비통신 영역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자회사와의 시너지 창출에 노력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4분기에 자회사로 편입된 BC카드와 스카이라이프와 IPTV 등 미디어부문이 대표적입니다.
LG유플러스 역시 클라우드 등 탈통신 서비스 발굴에 주력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처럼 3사 모두 탈통신이라는 목표 아래 교육, 의료, 금융, 유통, 렌트 등 이종산업과 통신을 접목시키는 형태로 다양한 신사업에 발을 뻗어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