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야권이 한미FTA 폐기를 위한 공조에 들어가면서 4월 총선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한미FTA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성격으로 비화될 경우 '무상급식'에 이은 또 다른 보혁 대결이 펼쳐질 수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8일 오바마 미 대통령과 상하원 의장에게 한미FTA 발효 정지와 전면 재검토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 삭제 ▲역진방지조항 삭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보호 ▲자동차 세이프가드 재논의 등 10개항의 요구사항이 담겨있다.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희들은 이제 힘을 합쳐서 날치기 통과된 매국적인 이 협상을 원천무효라고 규정하고 발효중단을 촉구하는 바이다"라며 "오늘 전달되는 이 서한이 오바마 대통령 등의 심금을 울려 발효가 중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다시는 이런 매국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야당의) 가장 큰 임무"라며 "오늘 서한을 전달하는 것, 발효 중단 촉구 결의안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곧바로 반박했다. 이 의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한미FTA를 폐기하자는 것은 민주당의 자기부정"이라면서 "정당한 절차와 합법으로 체결된 조약을 일방 폐기한 사례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한미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 및 국제사회의 신뢰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3월 1일 발효를 앞두고 이러한 대립이 격화된다면 총선에서는 자연히 한미FTA 문제가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이 한미FTA를 통해 지지부진하던 야권연대의 논의도 진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허나 일각에서는 총선용 이벤트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당 비대위가 연일 좌클릭한 모습으로 쇄신안을 발표하는 가운데, 반 한미FTA 정서를 통해 차별화 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여야가 총선에서 한미FTA와 관련해 날선 공방을 주고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문제의 매듭이 어떻게 지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