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찜찜한 공정위의 옴니아2 무혐의 결론

입력 : 2012-02-09 오후 4:09:59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옴니아2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법 위반 검토가 어딘가 모르게 찜찜하다.
 
'비운의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옴니아2에 대해 김동수 공정위원장이 '옴니아2 법 위반 여부를 빠른 시일내에 검토하겠다'고 공언한지 6개월만에 삼성전자(005930)에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농심의 신라면 블랙의 가격이 과도하게 비싸다는 논란이 나온 후 두 달여 만에 허위 광고 판정을 내린 것과 비교된다.
  
그 동안 공정위가 삼성을 봐준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지적되어 왔는데, 이번 법 위반 검토 역시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기는 힘들다.  
 
옴니아2는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삼성전자가 2009년 말 서둘러 시장에 내놓은 초기 스마트폰이다. 당시 90만원대의 고가에 출시됐지만, 최첨단 기능을 갖췄다는 광고에 국내에서만 70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부랴부랴 내놓다 보니 옴니아2에 대해 미흡한 어플리케이션·눌러지지 않는 LCD 패널·송수신 불량 등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소비자들은 잦은 오작동과 약정기간 내 운영체제 업그레이드가 중단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옴니아보상카페에는 7만명의 소비자들이 운집해 이동통신사 3사와 삼성전자에 목소리를 높였다.
 
급기야 삼성전자는 옴니아2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새 단말기로 교체하면 20만원을 보상하는 프로모션을 제시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옴니아 사용자들이 제품 결함에 대해 환불을 요구하면서 논란은 계속됐으며, 급기야 공정위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지난해 6월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옴니아2 사용자들의 80여건의 신고 사례를 조사해 보니 6건 정도 법에 저촉되는 (부당광고)건이 나왔다"며 "삼성전자의 휴대폰 옴니아2의 법 위반 여부를 빠른 시일 내에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공정위 서울사무소는 해명자료를 내고 6건이 부당광고 사례로 적발된 것이 아니라, 6건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조사 중이라고 해명했다.
  
공정위가 삼성전자의 허위 과장광고에 따른 소비자 피해사실이 확인하고 경고나 시정조치·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에 나설 경우 옴니아2 보상에 새로운 지평일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약 8개월이 흘렀으나 '옴니아2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렸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공정위에 직접 옴니아2를 신고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감감 무소식이었던 것.
 
이에 공정위 한 관계자는 "사람들이 불공정 행위 등에 대해 신고를 많이 하는데 판례나 법 검토를 거쳐보면 무혐의가 더 많아 일일이 발표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옴니아2 관련해서 공정위가 신고인과 광고 전문가·삼성전자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를 벌였으나, 법 위반 여부에 대해 이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공정위는 고심 끝에 삼성전자가 부당 광고를 하지 않았며,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소비자들을 1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고 오작동이 빈번한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불만이 고조됐겠지만, 삼성전자로서도 옴니아2는 최고의 골칫거리였다. 옴니아2를 내놓은 이후 제대로 '데인' 삼성전자는 최근 옴니아2와 같은 윈도우폰인 '망고폰' 출시를 포기했을 정도다.
 
만약 공정위가 옴니아 광고를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결론지었다면 옴니아2 사용자들이 추진하던 집단소송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법 위반 행위 검토 중 서로 다른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알게 모르게 힘을 썼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옴니아2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를 목빠지게 기다리던 소비자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옴니아2를 쓰다가 위약금을 물고 다른 스마트폰으로 바꾼 김 모양은 "집단소송 등을 준비했으나 여러 이유로 무산되면서 공정위의 조사 결과가 마지막 희망이었다"라며 "직접 옴니아2를 사용해보면 삼성전자에 무혐의 결론을 절대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연 법에 저촉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부당광고 6건 중 단 한건도 표시광고 위반에 해당되지 않았을까? '경제검찰'이라고 불리는 공정위의 삼성 봐주기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임애신 기자
임애신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