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금융위원회가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만 신용평가사 애널리스트 자격을 부여하는 '애널리스트 등록제'를 검토 중인 가운데, 신용평가사들은 등록제 도입 후에도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제도 도입 필요성에 논란
이 일고 있다.
9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신용평가 개선 태스크포스(TF)는 신평사 애널리스트도 증권사 애널리스트처럼 금융투자협회에 등록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용평가 개선 TF 관계자는 "현재 신용평가사 허가요건 중 인적요건으로 자격요건을 지정하고 있지만 이를 등록하도록 요구하고 있지 않다"며 "신용평가보고서에 담당 애널리스트가 명시돼 있지만 애널리스트 개개인 역량에 대한 평가나 책임감을 부여하는 역할이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정 경력 이상의 신용평가 전문인력을 등록토록 하고, 등록 애널리스트에 한해 신용평가서 작성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신용평가 전문인력에 대한 윤리교육과 전문성 교육 등의 보수교육도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책임감을 부여하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신용평가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실제로 특정 개인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들은 기업 신용평가시 애널리스트 개인의 주관적 판단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의사가 반영되는 '평점위원회'를 통해 등급을 결정한다.
때문에 등록제가 시행되도 신용평가사의 '평점위원회'를 통한 집단 의사결정 방식 자체가 바뀌지 않는 한 애널리스트 개인에게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어렵다는 얘기다.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평사 애널리스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집단은 물론 외국 신평사와 비교해도 업종별 분석 능력과 깊이 등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며 "등록제는 신평사 애널리스트에게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건데 신평사 애널리스트들을 무자격자로 보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등록제를 도입하면 신용평가사의 인력 운용, 조직 관리 등에 제약이 될 수 있다"며 "평가사 애널리스트들의 신용평가 실적, 본인 커리어를 노출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