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거래소의 늑장 조회공시, 투자자는 답답하다

입력 : 2012-02-10 오전 9:31:24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1999년 주식시장에 벤처열풍이 불 당시 '새롬기술'은 주식 투자자들의 로망이었다. 4000원대 주가가 정부의 벤처기술 지원과 주식시장에 광풍에 휩싸여 불과 한 달만에 30만원대까지 70배 넘게 오른 까닭이다. 이후 지금껏 주식시장에는 그와 같은 주식은 나타나지 않았다.
 
새롬기술의 거품이 꺼진뒤 회사는 사명을 '솔본(035610)'으로 바꿨다. 이후 미디어, IT의료분야 사업군을 영위하는 지주회사로 거듭난다. 현재 헬스케어업계에서 유망한 인피니트헬스케어(071200)라는 업체의 지분을 인수해 현재 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0년 5월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정부의 헬스케어 사업 지원과 대기업의 헬스케어 사업 관심에 힘입어 5000원대 주가가 1만6000원대까지 3배 넘게 상승했다. 그만큼 솔본은 인피니트헬스케어의 투자에 성공한 셈이다.
 
지난 7일 솔본이 인피니트헬스케어를 매각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헬스케어 업계나 주식 투자자들은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솔본이 인피니트헬스케어 매각으로 남기는 이익으로 인한 주가 상승 기대감이나 인피니트헬스케어가 어디로 넘어갈지는 투자자나 헬스케어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될 듯하다. 이같은 이유로 솔본의 주가는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면서 3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한국거래소는 보도가 나온지 이틀이 지난 9일 오후에서야 이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통상 인수합병(M&A)이나 지분매각과 관련한 보도에는 해당 기업에 즉각적인 조회공시 요구가 들어간다. 최근 POSCO(005490)교보증권(030610)을 인수한다는 주식시장에 퍼지자 이에 대한 조회공시를 즉각적으로 한 것도 같은 원리다. 즉각적인 조치는 투자자로 하여금 빠른 판단을 내리게 하고 투자자 보호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솔본과 인피니트헬스케어에 대해서는 뒤늦은 조회공시로 인해 투자자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 공시가 그만큼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투자지표가 되는 것이다.
 
조회공시는 일반적으로 두가지 종류로 나뉜다. 주가가 급등 혹은 급락할 때 이유를 묻는 조회공시와 풍문·보도가 맞는지 어떤지 묻는 조회공시다. 시황변동에 대한 것은 거래소 시장감시쪽에서 주가 변동에 따라 시스템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풍문이나 보도는 해당 인력이 그 문제를 인지해야 조회공시를 하게 된다. 안좋게 말하자면 주먹구구식이다. 
 
최근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씨앤케이인터(039530)의 허위공시와 한화(000880)의 늑장공시 등으로 말미암아 공시제도를 손보겠다고 발표했다. 거래소는 늑장 조회공시에 대해서도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 정작 투자자들에게는 언론보도 외에도 해당 기업이 내놓는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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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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