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TV’ 열풍에도 외면 받는 ‘정부 보급형TV’

같은 저가형인데도 판매 실적 차이

입력 : 2012-02-10 오후 6:11:09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이른바 ‘반값TV’가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며 정부가 싼값에 내놓은 보급형TV가 외면 받는 현실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중소기업과 유통업체가 주축이 돼 처음 내놓은 반값TV는 급기야 TV 제조업계의 대표적 브랜드인 LGㆍ삼성전자도 한두 달 내 파격적 가격으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힐 만큼 화제를 잇고 있다.
 
32인치 TV 기준으로 대기업제품 보다 최고 40% 싼 반값TV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만 여대 팔려나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연간 200만 대 판매되는 국내 TV 시장의 2%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판매고 자체는 대단치 않은 수치지만 유통업체가 한정된 개수를 출시하면 순식간에 동이 나는 판매 속도 면에서 화제다.
 
반값TV가 인기를 누리는 요인과 관련해 업계는 올해 말 아날로그방송 종료를 앞두고 디지털TV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TV가 구매력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통업체의 마케팅 수단이란 지적에 품질 후기는 찬반이 엇갈리는 한계도 있지만 입소문만큼은 확실히 탔다는 점에서 성과를 이뤘다는 평이다.
 
반면 같은 싼값이라도 정부가 내놓은 보급형TV는 판매실적을 기대만큼 올리지 못한 데다 소비자 시선을 붙드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디지털방송 전환을 앞두고 취약계층 지원용 디지털TV를 선정해 지난 2010년 5월 내놓았지만 판매고는 2년 동안 2만여 대를 기록했다.
 
방통위는 이와 관련해 선정된 TV가 중소기업 제품이라 인지도가 떨어지고 TV는 판매점에서 직접 보고 사는 대표적 제품이라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하는 방식이 패착의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보급형 TV는 지난해부터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으로 속속 입점하고 있지만 국내 TV 업계에서 1, 2위를 기록 중인 삼성ㆍLG 전자가 전체 시장의 95%를 과점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는 다소 웃돈을 주더라도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제품을 택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방통위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말 보급형 디지털TV에 삼성전자의 22형(LCD), 26형(LED) 제품과 LG전자의 23형(LED), 27형(LED) 제품을 추가 선정하는 등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히는 방안을 강구했지만 최근 삼성ㆍLG전자마저 저가형TV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공언하면서 자칫 정부의 보급형 디지털 TV 사업에 여파가 미칠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보급형 TV는 중소기업 제품이라도 정부가 품질을 인증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밝히고 “삼성전자에 알아본 바로는 저가형 TV 출시 계획이 아직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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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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