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삼성전자(005930)는 13일 서울 서초사옥 딜라이트에서 열린 스마트TV 접속차단 관련 설명회에서 "지난 10일
KT(030200)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소송 외에도 추가 소송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철 한국총괄 TV 마케팅그룹 부장은 이날 "KT가 스마트TV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10일 오전 10시에 거래선과 신제품 관련 미팅이 있었는데, 9시부터 망이 끊기는 바람에 제품 시연도 제대로 못하고 당황스러웠다"고 불만을 표했다.
삼성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시장에서 판매된 스마트TV는 누적 80만대 가량이고, 그 중 KT 서비스에 가입한 가구수는 약 30만가구다.
따라서 최대 30만가구의 스마트TV 이용자들이 망 차단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게 삼성 측 주장이다.
다음은 이경식 삼성전자 VD사업부 상무, 박준호 DMC 연구소 STE팀 전무, 김현철 한국 총괄 TV 마케팅그룹 부장 등과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만약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마련한 협의체를 통해 논의한다면, 결과에 따라 망 분담금을 지불할 의향이 있나.
▲삼성이 수긍할 수 없는 부분은 KT가 망 이용대가 지불을 전제로 협의하자고 하는 것이고, 방통위 주최 하에 업계에서 협의된 결론이 제조사 분담으로 모아진다면 따를 것이다.
-2년 전 KT가 아이폰을 들여오면서 삼성과의 관계가 소원했는데, 이번 일로 다시금 악화되는 것 아닌가.
▲스마트폰은 사업자 비즈니스이고 TV는 일반 소비자 대상이다. 따라서 KT의 아이폰 도입 관련 이슈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삼성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 결과가 언제쯤 나올 것으로 보나. 경우에 따라 추가적인 법적대응을 할 소지가 있나.
▲가처분 신청 결과에 대해선 법원의 빠른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추가 소송을 비롯한 다양한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다. 무엇보다 고객들이 빠르게 스마트TV 서비스 이용토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KT가 "삼성이 스마트TV를 많이 팔수록 콘텐츠 이용 관련 수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엔 동의하나.
▲물론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중 일부 유료 콘텐츠는 있다. 판매금액은 7 대 3 원칙으로 개발자들이 70%를 가져가고 나머지는 삼성 몫이다. 삼성이 얻은 수익은 스마트TV 생태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운영비 충당에 쓰인다.
이건 우리 뿐 아니라 애플 앱스토어 등도 마찬가지다. 사실 유료 앱 팔아 얻는 수익보다 스마트TV 생태계 구축에 들이는 돈이 훨씬 더 많다. 유료 앱 구매 비중은 무료 대비 5% 미만이다.
부끄럽지만 삼성이 지난해 앱스토어를 통해 유료 앱을 팔아 얻은 수익은 수백만원에 불과하다. 반면 운영을 위해 몇십억을 투자한다.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려면 우선 디바이스가 많이 깔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스마트 생태계 구축이 우선이라 어쩔 수 없다.
-삼성 스마트TV 보급대수는 얼마이며, 그중 KT의 망 차단으로 인해 피해보는 사람은 얼마나 될 것으로 보나.
▲지난 10일 오전 10시에 거래선과 판매 상담자 1000명을 불러 딜라이트에서 신제품을 발표했는데, KT가 9시에 망을 끊는 바람에 시연도 제대로 못하고 당황스러웠다.
스마트TV는 한국시장에서 80만대 정도 팔았고, 그 중 KT 가입 가구수는 약 30만가구다. 따라서 최대 30만가구가 불편 겪고있는 셈이다. 30만가구 중 70% 정도는 실제로 스마트TV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KT의 주장에 따르면 삼성이 망 이용대가를 소비자에게 지불토록 요구했다는데 사실인가.
▲전혀 사실무근이다. KT와는 제대로 협의조차 한 적 없다.
-애플 아이폰과 앱스토어의 경우 통신망 사용을 전제로 제품 도입시기부터 KT와 협의한 반면, 삼성은 스마트TV가 얼만큼의 트래픽을 유발하는지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스마트폰과 스마트TV는 비즈니스 구조가 다르다. 폰은 판매하기 위해 통신사를 거쳐야만 한다. 하지만 TV는 사업자를 끼고 하는 비즈니스가 아니고, 지상파 방송이나 인터넷 등 기존 인프라를 이용해서 일반인들에게 제공하는 제품이다.
따라서 제품을 내놓으면서 사업자와 협의해야 할 부분이 없다.
-스마트TV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보급대수가 늘면 향후엔 문제의 소지가 있지 않겠나.
▲인터넷 이용률이 늘면서 트래픽이 늘어나는 것은 전세계적인 추세이고 이를 부정할 순 없다. 다만 삼성의 입장은 왜 망 이용 책임을 제조사에게 전가하느냐다.
-삼성 주장처럼 망 트래픽에 문제가 없다면 KT가 왜 자꾸 이 문제를 거론한다고 보나.
▲KT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늘어나는 추세다보니 더 늘어날 경우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망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TV의 망 이용에 대한 대가를 논하는 KT의 이번 주장은 전례가 없는 것이다.
왜 스마트TV만 타깃이 돼야 하는가. 만에 하나 제조사들이 분담금을 낸들 전세계적으로 트래픽이 늘어가는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KT에 따르면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유발하는 데이터 트래픽은 스마트TV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차이가 난다던데 이를 실제로 측정한 수치가 있는가. 또 스마트TV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압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VOD를 아이폰으로 보든 PC나 스마트TV를 통해 보든 트래픽양은 동일하다. 또 내부적으로 압축기술을 개발하고는 있는데 현 시점에서 공개하기엔 이른 것 같다. 때가 되면 공개하겠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가 무엇이냐에 따라 트래픽에 영향이 있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은 화면이 작아서 SD급 콘텐츠를 보내줘도 보는 데 무리가 없다. 하지만 TV로 보면 SD보다 HD급으로 보는 것을 선호하다보니 HD급으로 이용시 데이터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2시간 분량의 HD급 영화 한 편을 보내는데 4메가바이트퍼섹(MBPS)의 브로드밴드면 충분하다. KT의 주장처럼 과부하가 걸릴 수준이 아닌 것이다.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이 입는데 피해 보상 대책은 마련돼 있나.
▲현재로선 소비자가 최대한 빨리 스마트TV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KT로선 자사 IPTV 서비스를 스마트TV가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큰 모양이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바로 그것이 삼성이 국내에서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KT나
SK브로드밴드(033630),
LG유플러스(032640) 등에 상생협력 모델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이유다. 실제로 버라이즌 등 해외 사업자들과는 긍정적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말 들어서 사업자들은 망 분담금이 전제되지 않으면 협력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현재 진척이 안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