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카드론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자들의 신용등급 상향이 곧 가시화 될 전망이다.
15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4일 오후 보이스피싱피해자 지원 방안 모색을 위해 금융당국, 카드사, 여신금융협회, 신용평가사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불러 정책실무협의회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회의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보이스피싱 방지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신용정보 회복 등 피해자 구제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신용등급이 보이스피싱 피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놓고 카드사와 신용평가(CB)사들의 의견을 파악했다.
현재 피해자 대다수는 카드론 보이스피싱으로 신용등급이 최소 2등급에서 최대 6등급 이상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범죄자들에게 속아 카드대출을 받은 것인만큼 이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은 피해 이전 수준으로 원상복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대원 보이스피싱 피해자소송모임 대표는 "보이스피싱으로 2000만원 카드대출 피해를 입은 사람이 피해확인 후 사흘 뒤 곧바로 돈을 갚았지만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며 "카드사에 문의한 결과 연체 여부와 상관 없이 카드대출 만으로도 신용등급이 2~4등급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해 황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보이스피싱 피해로 인한 금융거래상 불이익 최소화'를 기본 방침으로 보이스피싱에 따른 대출·연체 정보 등은 개인신용평점 및 등급 산정시 반영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등급평가 체계의 근간을 흔들지 않는 범위 안에서 피해자들이 최대한 신용등급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사들도 신용등급 회복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도 신용등급 회복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예를 들어 카드사들과 피해구제 범위를 놓고 갈등을 빚다 연체가 돼 피해자의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면, 카드사가 연체정보를 삭제하고 신용평가사도 해당 연체정보로 인한 등급하락을 회복시켜 주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신용등급이 실제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신용등급 하락이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것인가에 대한 확인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신용등급 회복을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인지, 또 카드론 보이스피싱 이외의 타 금융사기로 신용등급이 하락한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형평성 문제, 신용등급 회복 기준, 피해자 가르는 문제 등 기준을 세우는 일이 만만치 않아 실무협의를 한 번 더 거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용평가사들은 피해자들의 신용등급 회복과 관련해 협의 결과에 따라 신용평가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신용평가사들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세부적인 방안으로 보이스피싱피해 입증시 피해자의 무료 신용등급 열람을 현재 3회에서 최대 10회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명의를 도용당한 피해자들이 타인이 자신의 명의로 신용정보를 열람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