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씨가 전자소송을 선택한 이유는?

개인정보 노출 적어 은밀한 재판진행에 유리

입력 : 2012-02-16 오후 3:07:16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70)의 형이자 삼성그룹 창업주 故이병철 회장의 장남 이맹희씨(81)가 지난 12일 이 회장과 삼성에버랜드 등을 상대로 상속분에 따른 삼성 주식을 인도하라는 소송을 냈다.
 
이씨가 이 회장과 삼성에버랜드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은 '전자소송'의 방식으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전자소송은 법원이 운용하는 전자소송시스템을 이용해 소송수행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법원에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진행하는 재판방식이다.
 
이씨가 선택한 전자소송은 대체 무엇일까?
 
◇전자소송, 장점과 단점은?
 
전자소송은 '민사소송 등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지난 2010년 3월24일 공포, 시행됨에 따라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전자소송법은 형사재판을 제외한 나머지 재판절차에서 전자문서의 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4월26일 특허법원 사건으로 첫 출발을 한 전자소송은 지난해 5월2일 민사본안 사건도 새롭게 취급하게 되었고 오는 5월7일부터는 가사, 행정, 도산 사건이 단계별로 시행될 예정이다.
 
전자소송을 진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먼저 소송서류를 인터넷을 통해 제출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소송당사자의 시간과 비용 등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준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8월 전자소송 100일째를 맞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전자소송 이용률이 30%가 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할 때, 인지액과 송달료가 연간 각각 66억, 32억씩 절감되고 그 수혜는 일반 국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전자소송은 사건 당사자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사건진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전자 소송기록, 송달문서 열람 등이 가능해 사법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소송절차의 투명성 또한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종이로 된 사건기록을 보는데 익숙해진 소송관계인들이 그동안의 업무관행을 바꾸면서 생기는 혼란과 불편은 여전히 지적받고 있는 부분이다.
 
또 정보화에 뒤쳐진 정보화 소외계층에게는 전자소송의 장점과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자소송 누가 이용하나?
 
전자소송을 이용하는 이용자추세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대법원은 전자소송 진행률은 시행 첫 달인 지난해 5월 전체 소송 중 4.47%, 6월에 7.96%, 7월에 13.62%, 8월에는 20.96%에 이르는 등 꾸준히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소송을 전자소송으로 진행할지 여부는 주로 변호사들이 결정한다"면서 "인지대가 5~10%정도 절감되기 때문에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들도 전자소송을 선호한다. 상대적으로 자신의 신상정보를 적게 노출하면서 재판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가 전자소송을 통해 민사재판을 진행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한 기업 법무팀에 소속되어 있는 변호사는 "유명인들이 자신의 소송정보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이용하는 것이 바로 전자소송"이라면서 "전관출신 변호사가 개업한 법률사무소나 중소로펌에 사건을 맡겨 소송당사자와 대리인이 내밀하게 재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대형로펌에 사건을 맡기면 외부에 정보가 새어나가기 쉽다"면서 은밀하게 재판을 진행하기 위해 전자소송을 통해 사건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전자소송법상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47개 공공기관 등은 전자소송 진행을 의무화하도록 되어 있다.
 
◇전자소송, 어떻게 이용하나?
 
전자소송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대법원 전자소송사이트(http://ecfs.scourt.go.kr/)을 통해 소송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회원정보를 입력해 전자소송 사용자로 등록해야한다.
 
소송당사자 혹은 소송대리인이 공인인증서로 로그인 한 뒤 소장을 작성하고 제출하면, 소장을 우편으로 송달받은 피고는 소송절차안내서에 표시된 전자소송인증번호와 사건번호로 전자소송에 동의한 후 온라인으로 답변서를 제출하게 된다.
 
전자소송에 의한 소송의 경우 소송절차는 기본적으로 기존의 민사사건 또는 특허소송 절차에 의해 진행된다.
 
전자소송에 동의한 당사자와 대리인은 재판기간동안 대법원 전자소송 홈페이지를 통해 전자문서를 송달받고 언제든지 사건의 소송기록을 온라인상에서 열람, 출력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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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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