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포털·게임업계, 지난해 외형성장 뒤 숨겨진 고민은?

입력 : 2012-02-17 오전 7:45:28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앵커 : 대표적 IT업종이라고 할 수 있는 포털과 게임업계의 지난해 실적집계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포털3사의 경우 수익성 악화와 성장 정체라는 난제에 직면했으며, 대형 게임사들은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지난해 매출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최용식 기자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포털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은 대체로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기자 : 외형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대표 기업인 NHN(035420)다음(035720)은 창사 이래 최초로 각각 매출 2조원, 4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약 20% 성장했다고 볼 수 있고요. SK컴즈(066270)는 매출 2600억원을 기록,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SK컴즈의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을 계산하면 업계 전반으로 20%에 가까운 성장을 일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 그래도 20% 성장이면 상당히 양호하지 않나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자 : 얼핏 보면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요.
 
하지만 겉을 까보면 조금 우려스럽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30~40%씩 성장했던 예전과 달리 성장성이 조금 둔화된 모습이었고요.
 
1분기에서 4분기로 갈수록 실적이 점점 좋지 않다는 것도 짚어볼 만합니다. 성장 정체는 이들도 인정하고 고민하는 문제인데요.
 
다음은 지난해부터, NHN은 올해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차익실현이라는 선물을 주주들에게 줄 수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합니다.
 
앵커 : 성장 정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봅니다.
 
기자 :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내수기업의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국내시장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인터넷 이용률이나 온라인광고 활용도 등 여러 가지 지표가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요.
 
또 한가지 지적할 게 있습니다. 포털업체들이 모바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의욕적으로 여러 가지 신사업을 벌였지만 여전히 큰 매출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모바일광고에서 부분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기존 구사업에서의 수익에 비하면 아주 적은 수치입니다.
 
앵커 : 하지만 포털업체들도 다시 한번 도약하고 싶을 텐데요. 성장 정체와 수익성 악화라는 난제에 맞서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나요.
 
기자 : 분명한 것은 신사업과 해외진출에서 성공하는 것만이 답입니다.
 
실제 NHN의 경우 아직 구글의 손길이 닿지 않은 베트남, 터키 등을 공략 검토 중이고요. 모바일광고 및 게임 등 무선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합니다.
 
반면 다음은 실무자들의 말을 종합해볼 때 아직 해외시장을 보고 있진 않는 것 같고요.
 
게임, 로컬광고, 모바일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SK컴즈의 경우 모회사 SK플래닛과의 공조로 진행 중인 인터넷 사업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싸이월드를 해외로 진출시킨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점은 이미 해외시장은 구글, 페이스북, 야후 등에 선점된 상태라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점이고요.
 
모바일 등 신사업 역시 정말 첫 태동한 시장이라 수익에 대해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만약 구사업, 즉 PC에서의 온라인광고시장이 계속 정체되고, 신사업 역시 성공하지 못한다면 올해는 포털에게 힘든 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 수익성은 어떻습니까.
 
기자 : 아쉽게도 수익성 역시 썩 좋지 못했습니다.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평소 영업이익률 40%대였던 NHN은 올해 처음으로 30% 아래로 내려갔고요.
 
다음은 26~27%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가장 상황이 여의치 못한 것은 SK컴즈인데요. 싸이월드 트래픽 하락과 투자비용 상승 등으로 불과 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 예.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게임업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죠. 지난해 실적 대체로 어떠한 모습이었습니까.
 
기자 : 대형 게임사 4사를 기준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여기서 넥슨과 네오위즈게임즈는 상당히 좋은 실적을 거뒀습니다.
 
넥슨의 경우 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요. 네오위즈게임즈(095660) 역시 무려 55% 성장한 6600억원이었습니다.
 
반면 한게임과 엔씨소프트(036570) 부진한 모습이었는데요.
 
한게임은 같은 기간 5% 성장한 6400억원이었고요. 엔씨소프트는 6100억원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7% 하락한 수칩니다.
 
앵커 :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니 상당히 흥미로운데요. 넥슨과 네오위즈게임즈의 실적 호조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 아무래도 해외매출의 성장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넥슨의 경우 중국시장에서 좋은 성과가 나타났고요.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크로스파이어' 등이 각각 중국과 일본에서 크게 히트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네오위즈게임즈의 성장은 괄목할 만한데요.
 
무려 해외부문에서만 100% 넘는 매출 상승을 이뤘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한게임과 엔씨소프트의 부진 이유, 무엇이라고 봅니까.
 
기자 : 이들과 반대로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엔씨소프트는 매출의 60~70%가 국내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넥슨과 네오위즈게임즈의 매출 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것과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아울러 '블레이드앤소울'과 같은 신작게임 출시가 계속 뒤로 미뤄졌으며, 마케팅 및 연구개발비용이 늘어난 것도 실적 부진에 한몫을 했습니다.
 
한게임은 좀 더 상황이 여의치 못한데요.
 
해외 비중이 10%에 불과할 정도로 철저히 내수기업이고요. 기존 웹보드 게임에서의 수익이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이를 대신할 만한 무언가를 찾지 못했습니다.
 
퍼블리싱 게임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해 MMORPG '테라'를 출시했지만 이 또한 아쉽게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 예. 그렇다면 한게임과 엔씨소프트, 올해는 전망이 어떠한가요.
 
기자 : 먼저 엔씨소프트를 보겠습니다. 올해 '블레이드앤소울'이나 '길드워2' 등 해외시장을 겨냥한 대작게임들이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가 관건인데요.
 
두 게임은 지스타를 비롯해 게임축제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고요. 조만간 베타테스트를 거치면 가시적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게임의 경우는 대형 퍼블리싱 게임을 계속해서 내놓는 한편 모바일게임에 주력하겠다는 목표인데요.
 
물론 테라가 기대만큼 잘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고요.
 
‘위닝일레븐’ 등 후속게임이 나오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또 모바일게임사업 역시 ‘런앤히트’ 등 인기작을 만든 경험이 있으니 어느 정도는 순풍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앵커 : 예. 외형성장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고민이 많은 게 포털과 게임업계의 현주소군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최용식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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