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청와대는 21일 이명박 정부 4년 간 경제성과를 '자화자찬'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 자료는 같은 날 자료를 발표한 KDI와 중첩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청와대 자료에는 누락된 내용이 많았다. 그것도 MB정부의 상징적인 사업들은 거의 전부 누락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경인 아라뱃길 사업, 녹색성장사업 등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양심상 ‘민망한’ 성과는 제외한 것인지 아니면 성과미흡을 스스로 인정한 것인지 물음표가 붙고 있다.
21일 KDI는 '이명박 정부 출범 4년 경제적 성과와 향후 정책과제'를, 청와대는 '이명박 정부 4년, 경제분야 주요성과'를 발표했다.
◇청와대 경제성과 20개로 '심플'..KDI '총망라'
청와대는 지난 4년간 경제성과로 글로벌 위기 극복과 양호한 재정수준, 고졸자 채용 확대 등 20개의 성과를 제시했다.
KDI는 총 55개 분야로 나누어서 자료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성장 체제로의 전환, 공생발전을 위한 사회적 인식 전환 등의 큰 영역에서 세부 성과들의 명과 암을 정리했다.
두 자료 모두 공통적으로 글로벌 위기 극복, 복지지출 확대, 0~5세 보육지원, 무역 1조달러 달성, G20 정상회의 성공개최 등을 지난 4년 간의 주요 경제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반대와 질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인 4대강 살리기 사업 같이 공공연히 성과라고 외쳤던 사업들은 청와대 자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4대강 살리기·경인 아라뱃길 사업..청와대는 성과에서 누락
KDI에서 경제성과로 공표한 4대강 살리기 사업 완공이나 경인 아라뱃길 완공 같은 녹색성장·미래성장동력 확충 부문이나 지역균형 발전 추진 부문 등의 성과가 청와대 자료에서는 모두 빠져있다.
홍두선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행정관은 "경제수석실 소관으로 성과를 챙겼다"며 "4대강 사업은 기획관리실에서, 녹색성장 관련 사항은 녹색성장기획관실에서, R&D쪽은 미래전략관실에서 맡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부문 성과라고 공공연히 발표를 해놓고도 논란이 예상되거나 당당히 성과라고 말못할 만한 사업들은 담당업무를 챙기는 부서가 아니라는 이유로 슬그머니 누락해버린 것이다.
KDI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처럼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 당시에 추진했던 사업을 중단하는 데 실패한 사업도 성과로 이름을 올렸다. 물론 청와대 자료에는 누락됐다. 청와대 스스로 민망했거나 성과미흡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고개를 드는 대목이다.
7·4·7 공약을 내세우며 7% 경제성장을 호언장담했던 이명박 정부는 이 또한 4년 간 경제성과로 언급하지 못했다.
반면, KDI는 위기 속에서도 4년간 3%대의 성장을 했다며 비교적 좋은 성장이라고 진단했다.
심재학 KDI 정책정보실장은 "KDI는 이명박 정부 이전부터 이어져온 사업도 총망라해 내부적 판단하에 성과를 정리했다"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라 치적쌓기 의혹도 있지만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준다는 취지로 자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 청와대 경제수석실 '이명박 정부 4년, 경제분야 주요성과'
◇ KDI '이명박 정부 출범 4년 경제적 성과와 향후 정책과제'
뉴스토마토 손지연 기자 tomatosj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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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