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포스코(005490)가 리튬 생산기간을 현재 약 12개월에서 1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획기적인 신기술을 개발했다.
포스코 산하 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23일 세계 최초로 염수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지난해 7월 준공한 파일럿 플랜트에서 하루 1000리터의 염수로 리튬 5Kg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RIST는 이날 볼리비아 리튬자원 관련 주무부처장인 에차수(Luis Alberto Echazu) 증발자원국장, 이상득 국회의원, 한국광물자원공사 김신종 사장,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이준현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리튬 추출을 시현하고 기술개발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에차수 국장은 행사 초청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고 앞으로 포스코와 신기술을 활용한 공동사업 추진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종전의 자연 증발 방식은 리튬 추출 공정기간이 12개월이나 걸리는 데 비해 이 신기술은 1개월이내 최소 8시간이면 추출이 가능하고, 리튬 회수율도 종전 최대 50%에서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RIST는 설명했다.
또 기존 자연 증발 과정에서는 염수에 함유돼 있는 마그네슘과 칼슘 등이 불순물형태로 남아 리튬 추출에 걸림돌이 됐으나 이번 신기술은 리튬을 추출하면서 염수에 같이 함유된 마그네슘과 칼슘, 칼륨, 붕소 등을 동시에 분리 추출할 수 있어 여러 고부가가치 원소들을 동시에 자원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포스코는 이번에 성공한 주요 기술 30여건을 국내외에 특허 출원해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지적재산권을 확보했다.
리튬은 2011년 15억 5000만대에 달한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와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쓰이는 필수소재다. 광석에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염수에 고농도로 녹아있는데 리튬 함량이 높은 염수는 지구상의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만 존재하며, 현재 50% 이상이 칠레에서 생산되고 있다. 최근 볼리비아 우유니 염호를 본격 개발하고 있는 볼리비아가 540만톤의 리튬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리튬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리튬 배터리 생산국으로 연간 약 1만 2000톤의 리튬을 사용하고 있으나,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지난 2010년 3월 RIST가 주관해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참여한 '탄산리튬 제조기술개발 사업단'에서 처음으로 리튬추출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2010년 8월 볼리비아에 RIST의 연구 결과를 소개해 호의적인 반응을 얻은 포스코는 11월부터 지식경제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함께 공동 지원한 에너지자원기술개발 프로그램으로 본격적인 파일럿 기술개발에 나서 1년여 만에 성공적인 결실을 맺게 됐다.
포스코는 이번 신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향후 염수를 보유한 리튬 생산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한 해외에 리튬 추출공장 건설도 가시화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8월 칠레의 리튬 염수 광권을 보유하고 있는 페루의 Li3 Energy사와 미국의 PALC사에 지분투자도 완료한 바 있다.
포스코는 이처럼 해외 현지에서 리튬을 생산해 국내에 공급할 수 있게 되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리륨의 수입대체와 수급안정으로 국가 경쟁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배터리에 사용되는 다른 부품소재 관련 사업에도 투자함으로써 기존 철강 및 소재사업과 높은 시너지를 창출하고 세계적 수준의 국내 전지업체와 협력해 자동차 IT 에너지 등 전방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0년 9월에는 출자사인 포스코켐텍을 통해 ㈜카보닉스를 인수해 음극재 사업에 진출했으며, 이어 2011년 12월에는 보광그룹 계열사인 휘닉스소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여 양극재 시장에도 진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