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소포장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서울 1인 가구는 1980년 8만2477가구에서 2010년 83만 8114가구로 30년 동안 10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가구에서 차지하는 1인 가구 비중이 1980년 4.5%에서 2010년 24.4%로 4가구 중 1가구가 '나홀로' 가구인 셈.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는 장기간 보관이 어려운 신선식품과 신선함을 강조하는 식품을 중심으로 양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소포장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짧은 유통기간 보관을 간편하게
풀무원식품은 두부 한 모를 4등분 해 분리 포장한 '신선한 네모'를 판매하고 있다.
상하기 쉬운 두부의 경우 먹다 남으면 보관이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한 이 제품은 340g짜리 두부 한 모를 4등분 해 각각의 두부를 충진수와 함께 분리된 컵에 개별 포장했다.
또 각각의 컵마다 유통기한이 인쇄돼 있어 남은 두부를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CJ제일제당(097950) '산들애 스틱'은 개당 8g으로 개별 포장된 조미식품이다. 주로 상온 보관하는 조미식품은 장기간 보관할 경우 제품이 굳거나 변질될 우려가 있지만 이 제품은 1인 사용량을 기준으로 2회 분량만 포장 돼 있어 개봉한 제품을 오래 보관하지 않아도 된다.
삼립식품(005610)은 1인 가구를 위한 6쪽 식빵을 선보였다. 식빵 역시 유통기간이 짧아 오래 보관할 수 없다는 데 착안해 기존 10쪽에서 6쪽으로 양을 줄였다.
농심(004370) '켈로그 시리얼 콤보팩'은 1회분 27g의 시리얼을 개별 포장 해 보관과 휴대가 간편하다. 먹다 남은 시리얼은 밀봉이 어려워 장기간 보관하면 내용물이 눅눅해지거나 외부 오염에 노출될 우려가 있지만 한끼 분량으로 포장해 바삭한 시리얼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제품 용량 줄여 더욱 신선하게
풀무원샘물은 가정과 회사에서 주로 이용하는 기존 18.9ℓ의 대용량 샘물을 15ℓ로 줄여 출시했다.
회사 측은 "가족 구성원 수가 빠르게 감소하는 핵가족화 현상과 소규모 회사 고객 수요를 반영해 개발된 제품"이라며 "적은 용량으로 평소 음용량이 적은 고객들도 신선하게 샘물을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005300)음료는 1인 가구와 소규모 가족을 겨냥해 1ℓ 주스 '델몬트 순수함이 가득한 오렌지100, 포도100'을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1.5ℓ 주스는 1~2인 가구에서는 단기간 소비하기엔 다소 부담스럽지만 이번 제품은 1L로 용량을 줄여 효율적인 음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1.5ℓ주스나 950㎖ 냉장 페트 주스 대비 약 1000원 가량 가격을 낮췄다. 이 외에 롯데주류는 기존 750㎖ 용량의 와인을 절반 수준인 300㎖로 줄여 출시한 바 있다.
◇유통업계, 다양한 가정간편식 출시…솔로족 잡기 나서
1인 가구 증가로 소비트렌드에 변화가 일면서 식품업계 뿐만 아니라 유통업계도 솔로족 잡기에 나섰다.
이마트(139480),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아예 각 매장에 가정간편식 매대를 따로 배치하고 한식, 일식, 중식 등 수십여 가지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베니건스, BBQ 등 외식업계와 손잡고 외식업체 대표 메뉴들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채소, 생선, 육류 등 농수축산물도 1인 가구에 맞게 용량을 줄인 소포장으로 판매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제품보다 소포장 제품 가격이 조금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남겨서 버리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 소포장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