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먼' 유류세 인하..기름값 얼마나 더 올라야 하나

정부 "국제유가 배럴당 130달러 이상일 때 고려"

입력 : 2012-02-24 오후 3:10:33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유류세 인하의 길이 멀기만 하다. 자고 나면 기름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하지 않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이상이 되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해보겠다는 것인데, 그것도 경차와 생계형 차량·장애인의 차량에만 혜택을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정부로서는 유류세를 낮춰도 국민들이 체감하는 인하율이 낮고 세금까지 줄기 때문에 1년 넘게 유류세 인하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기름값, 눈뜨면 최고가 경신.."당분간 상승세"
 
국내 기름값의 고공행진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24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으로 보통 휘발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리터(ℓ)당 1994.48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서울지역 보통휘발유 가격 역시 2075.34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0월24일의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정유업계는 국내 휘발유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를 국제유가 강세에서 찾고 있다.
 
실제 두바이유는 23일(현지시간) 배럴당 115.92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1월1일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당분간 국제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아 국내 기름값의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사태에 따른 중동의 정세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달러화 약세 등 국제유가가 상승할 요인이 여럿 포진돼 있기 때문.
 
23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란의 원유 수출 중단으로 국제유가가 최대 3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폭도 기름값이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박재완 장관은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이 원만하게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우호적으로 협상이 잘 끝났다"고 말했다. 
 
◇정치권 압박에도 정부 "유류세 인하효과 미미"
 
이처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국내 기름값이 치솟으며 정치권과 소비자단체에서 전방위적으로 정부에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꿈쩍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08년 유류세를 낮췄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인하 효과는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공동구매와 셀프주유 등을 통해 주유소 간 경쟁을 촉진하는 알뜰주유소 등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름값을 낮추는 보조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기름값을 잡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름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은 국제유가 강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기만 하다. 최근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적정 단계가 되면 다양한 수단을 협의할 수 있고 유류세 인하도 검토해볼 수 있겠지만, 현재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이란 제재 문제로 고유가 상태가 지속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유류세 인하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
 
박 장관은 "국제유가의 초강세가 유지된다면 우리 경제가 기존 전망처럼 2분기에 회복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30달러를 초과하면 발동하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이 마련돼 있는데 이를 깨고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정부가 거둬들인 유류세는 18조4000억원에 달한다. 소비자시민모임이 2011년 유류세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유류세를 2010년보다 9779억원을 더 걷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부 한 관계자는 "당장 유류세를 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만약 내리게 되면 생계형 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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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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