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2000원 시대'..중고차 선호 '양극화'

고급차 인기 급락 vs. 경·소형차·디젤·하이브리드 인기

입력 : 2012-02-28 오전 10:07:04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이 리터(ℓ)당 2000원을 돌파하면서 운전자들의 유류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기름값 여파는 중고차 시장에도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기름값 부담이 큰 준대형과 대형차종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는 반면 연비가 높은 고효율의 경·소형차, 디젤, 액화석유가스(LPG) 중고차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8일 중고차 전문사이트 카피알은 올해 2월까지 현대차(005380) 그랜저XG, 그랜저TG, 기아차(000270) 오피러스, 에쿠스, 체어맨, K7 등 대형 차종의 판매 처분 문의가 지난해 연말 대비 20~25%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입차인 고급 대형세단 벤츠 E클래스, S클래스, BMW 7시리즈를 비롯, 렉서스GS460, 캐딜락 CTS, 아우디A8 등은 신차가격 대비 최대 수천만원 저렴하게 중고차 시장에 나와도 매매가 쉽지 않다. 
 
현재 가장 많이 거래되는 2008~2010년식 그랜저TG Q270 Luxury 등급의 중고차 잔존가치는 1년전보다 10~15%이상 더 감가돼 55~60% 수준인 1400만~19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후속모델 기아차 'K9' 출시를 앞두고 있는 2009년식 오피러스 GH330 고급형 등급의 잔존가치는 40~50%선으로 반값 중고차 대열에 들어섰다. 2010년식 에쿠스 VS380 프레스티지도 신차 가격은 8680만원 이상이지만, 중고차 가격은 2년만에 5000만원대로 내려왔다. 이처럼 대형차의 중고차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카피알 관계자는 "최근 고가의 대형차 처분 문의가 증가하면서 시세는 전 차종 중 가장 감가폭이 커 소비자들이 중고차 판매시 생각보다 낮은 차량 가격에 자동차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중고차는 배기량이 적은 경·소형차, 신차급 중형차,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일반인도 구입 가능한 LPG 중고차, 하이브리드 등의 고연비 차량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모닝, 스파크, 프라이드 등 경·소형 중고차는 편리한 옵션과 연비가 좋으면서도 대부분 1000만원대 미만의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학생이나 신입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휘발유 가격보다 ℓ당 평균 160원 가량 저렴한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과 LPG차량의 인기도 높다. 투싼ix, 스포티지R, 쏘렌토R 등의 디젤 SUV 중고차 가치는 80~90% 정도로 높은 편이다. 또 라세티 프리미어, 프라이드 등 국산 디젤 승용차는 물론 BMW 520와 320d, 폭스바겐 골프, 파사트 등 수입 디젤차도 인기다.
 
지난해부터 일반인도 구입가능해진 LPG 중고차는 꾸준히 중고차 시세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차의 비인기와 상관없이 그랜저TG, 토스카 등 연식 5년이상의 LPG 중고차 일부는 가솔린 모델보다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도 일반 모델에 비해 초기 구입 비용이 비싼 하이브리드 차량 역시 중고차로 구입하면 비용 부담이 줄어 많이 찾고 있다.
 
3200만원대인 K5 하이브리드의 중고차 시세는 2900만~3000만원으로 신차가격과 별 차이가 없지만 공급량보다 수요량이 더 많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중고차로 구매하면 신차에 비해 300만~400만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윤성수 기자
윤성수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