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한국 기업이 지난해 리튬이온전지 시장에서 일본 기업을 앞지른 가운데, 올해도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조사기관인 테크노시스템리서치와 IIT의 조사에서 한국이 지난해 처음으로 합계 점유율에서 일본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테크노시스템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SDI와 LG화학의 합계 점유율은 39%로 파나소닉, 소니, 히타치 등 일본 기업의 합계 점유율을 4%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1일 IIT의 발표에서도 국내 업계의 지난해 점유율은 40%를 기록해 35.4%인 일본 기업들을 4.6%포인트 차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나 리튬이온전지 종가 일본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이같은 한국의 추월 조짐은 지난 2010년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삼성SDI가 2010년 0.8%포인트 차로 산요를 제치고 19.8%로 1위에 등극한 것을 신호탄으로 지난해 2분기엔 처음으로 국가별 점유율에서 한국이 42.6%를 기록, 33.7%인 일본을 앞선 것이다.
삼성SDI는 201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연간 점유율 24.7%를 기록하며 2년째 1위 자리를 고수했다.
3위인 LG화학은 2010년 14.8%, 2011년 16.4% 등 매년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2위인 산요(18.1%)와는 불과 1.7%포인트 차로 맹추격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또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사태로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이 점유율 하락으로 귀결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동일본 지진에 따른 반사이익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이명규 한국전지산업협회 기획조사팀 과장은 "동일본 지진의 여파가 일부 있기는 했지만 일시적인 영향일 뿐"이라며 "삼성SDI와 LG화학의 점유율 확대는 그동안 설비투자를 늘리며 성장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연구원도 "일본 기업들이 일부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동일본 대지진은 전체 시장 판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며 "국내 기업들의 선전은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의 급증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가령 삼성SDI의 경우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9700만대 판매고를 올리며 연간 1위를 달성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내와 일본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파죽지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IT는 올해 LG화학이 산요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는 한편 한국과 일본 기업의 점유율은 각각 42.3%, 35.4%를 기록하며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기업들은 스마트폰용 각형 리튬이온전지의 수요 증가와 더불어 애플 아이패드 등 태블릿PC의 판매 증가로 인한 폴리머 전지 매출 성장이 두드러졌다"며 "올해부터는 울트라북이 본격적으로 출시됨에 따라 성장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