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국내외 대다수의 경제·금융기관들이 우리나라의 3월 기준금리가 동결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한데다 유로존 재정위기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국내경기의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3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경우 9개월 연속 동결이다.
결국 국내외 경기와 소비자물가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진 한국은행은 이번 달 역시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불확실성·물가불안 여전 '동결'
7일 뉴스토마토가 국내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채권전문가 9명에게 3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9명 전원이 '동결'을 예상했다.
이번 조사에는 LG경제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한국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대신경제연구소,
대우증권(006800),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 토러스투자증권 등 9개 연구소와 증권사가 참여했다.
9명의 전문가들이 동결을 전망한 근거로는 ▲대외 불확실성 여전 ▲국내경기 둔화 ▲물가불안 지속 ▲금융통화위원 교체 등이다.
먼저 전문가들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국내경기의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를 기록해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국제유가 등 불안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도 금리 동결에 힘을 실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는 지난달 3.1%로 지난해보다는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지난해 많이 오른 기저효과에다 유가와 공공요금 인상, 집세 등으로 여전히 불안하다"며 "유로존 위기가 한 풀 꺾였지만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경기가 불확실하고 더 침체될 가능성도 있어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도 "공식 물가지표가 낮음에도 높은 유가 수준이 물가의 불안요인으로 잠재해 있다"며 "대외 불안 요인도 여전해 기준금리 동결이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오는 4월에 금통위원이 교체되는 것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움직이기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4명의 금통위원 교체를 앞두고는 있지만 경기지표가 기준금리를 변경할 만큼 하락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금리를 올리기엔 수출이나 산업생산 모두 부진한 상황이고 내리자니 지금까지의 통화긴축 정책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인하 예상 해외IB도 동결로 선회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한은이 3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금리인하를 예상했던 글로벌 IB들도 전망을 수정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3.1%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유가와 공공요금 상승 등이 향후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이다.
씨티그룹(Citigroup)과 바클레이즈 캐피탈(Barclays Capital),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 등은 "기대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아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리며 올해 한은의 금리동결 전망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와 싱가포르은행(DBS)은 "최근의 글로벌 유가상승세가 향후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3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동결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3~4월 중 금리인하를 예상했던 일부 IB들은 금리동결로 전망을 선회했다.
홍콩상하이(HSBC)은행은 "글로벌 유가상승에 따른 소지자물가 상승 압력 확대 전망을 감안해 당초 3월중 한은의 금리인하 전망을 올해 3분기까지 금리동결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비엔피파리바(BNP Paribas)도 "최근 수출, 산업생산, 구매자관리지수(PMI) 등 국내 실물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한은의 금리인하 필요성이 크게 약해졌다"며 "당초 4월 금리 인하 전망에서 연중 금리동결로 한은의 통화정책 전망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