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코스피 단기 약세 불가피..상승추세는 유지

입력 : 2012-03-07 오후 3:39:33
[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국내 증시가 2000선 아래로 급락했다.
 
그리스가 자칫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 탓에 미국 뉴욕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단기 약세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하면서도 글로벌 유동성 확장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0.91% 내린 1982.15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코스피는 1964.77까지 떨어지면서 지난달 6일 이후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2월까지 10조원이 넘는 국내 증시를 사들였던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오늘도 3195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미국 뉴욕증시 급락..이유는?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동시에 1%대 중반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03.66포인트(1.57%) 급락한 1만2759.15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54%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도 1.36% 떨어졌다.
 
3대지수가 모두 올해 들어 가장 큰 하루 하락폭을 기록했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원인이 됐다.
 
그리스 민간 채권단의 국채교환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자칫 디폴트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유로존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1.4%로 기존 잠정치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점도 불안감을 키웠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은 지난달 잠정집계에서 전년대비 1.5%를 기록했던 유로존 17개국의 경제성장률이 1.4%로 최종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마이너스(-) 0.3%로 변동이 없었지만 3분기 성장률이 종전 0.2%에서 0.1%로, 0.1%포인트 하향 조정되면서 연간 성장률도 낮아지게 됐다.
 
브라질 경제 성장률이 좋지 않았던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신흥국 대표 격인 브라질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전반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줄었다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의 작년 경제 성장률은 2.7%를 기록해 전년의 7.5% 보다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없어 이를 상쇄할 호재는 전무했다.
 
이 탓에 공포지수로 일컬이지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도 지난달 중순 이후 처음으로 20선을 웃돌았다.
 
다만 월가의 분위기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
 
그리스 국채교환을 둘러싼 우려가 주식시장을 냉각시켰지만 상황이 마무리되고 나면 시장은 제자리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코스피 장중 한때 1960대 추락..괜찮을까?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 대한 국내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가 별다른 조정을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뉴스는 차익실현의 좋은 빌미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4월 시장은 소강상태를 유지하며 부분적으로 가격조정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상반기 전체로 볼 경우 향후 예상해 볼 수 있는 가격조정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단기적인 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의 유동성 공급과 중국의 지준율 인하 등 부양정책이 대부분 공개된데다 1분기 실적이 바닥임에도 빠른 속도로 회복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단기 약세를 점치는 요인이다.
 
앞서 코스피를 끌어내렸던 중국 성장률 하향 조정에 대해선 과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의 성장률 하향은 선진국 경기둔화와 장기성장률 목표하향에 따른 후속조치 그 이상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목표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은 7.5%에 그쳤다는 점이 부담이 되고 있지만 중국의 성장률 목표는 매년 보수적이었다"고 말했다.
 
자국 경제성장률에 관한 불필요한 논의를 사전에 차단하는 의미이기 때문에 올해 실질 성장률은 8.5% 전후로 보는 시장 참여자들의 시각은 크게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수급도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은 전날 2628억원을 매도하며 지난해 12월20일 이후 가장 큰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어 이날엔 319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외국인 추가 매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매도는 그리스보단 중국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감 때문으로 풀이되지만 이미 국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올해 연기금은 1조4000억원을 매도하면서 작년 순매수 금액 12조원의 10%이상을 팔아치웠다.
 
올해 국민연금의 예상 주식 매수규모가 11조3800억원임을 감안하면 연기금 매도세는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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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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