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법원이 '정수장학회가 100% 소유 중인 부산일보 주식에 대해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사장을 역임했었고 문화방송(MBC), 부산일보 등을 소유한 정수장학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강승준)는 지난 6일 부일장학회 설립자인 고 김지태 씨의 유족이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낸 부산일보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수장학회는 장학회 소유의 부산일보 주식 20만주에 대해 일체의 처분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수장학회는 소유한 부산일보 주식을 김 씨 유족이 제기한 주식반환 청구소송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처분할 수 없게 됐다.

 

 

등기에 따르면 정수장학회는 1962년 7월14일 설립되었다. 등기에 따르면 출자방법에 대해 '기부 재산 및 기타 수익'으로 설명하고 있다.

 

정수장학회가 등기를 통해 밝히고 있는 기부 재산은 이번에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낸 부산일보 주식 등을 비롯한 김지태씨의 재산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부일장학회를 설립해 운영해오던 김지태씨를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당시 정권으로부터 갖은 협박을 받던 김씨는 1962년 5월25일 문화방송 발행 주식 2만주와 부산문화방송 발행 주식 1만3100주에 대한 포기각서를 작성한 뒤에야 공소기각결정으로 석방될 수 있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김씨로부터 뺏어간 주식 등을 기본재산으로 재단법인설립허가를 받았고 이로부터 2달여 후인 9월4일에는 5·16장학회 명의로 해당 주식에 대한 주식양수절차를 모두 마치게 된다.

 

이후 5·16장학회는 명칭을 박정희의 '정'과 육영수 여사의 '수'를 따 '정수장학회'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지난 2005년 7월 이 사건에 대해 "박정희 정권이 중앙정보부에 지시하여 김지태를 구속한 뒤 처벌을 면해 주는 조건으로 언론 3사의 주식 등을 헌납받았다"며 "김지태가 헌납한 재산이 공적으로 운영되어야 함에도 5·16장학회를 거쳐 정수장학회로 이어져 오면서 사유재산처럼 관리됐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은 대대로 박근혜 위원장 본인 혹은 친척이나 최측근이 역임하고 있다.

 

80년대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서인 조태호씨, 육영재단 어린이회관 관장을 역임한 김창환씨, 정수장학회 출신자들의 친목모임인 '상청회'의 고문을 맡은 김귀곤씨가 맡아왔다.

 

박 위원장은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직을 약 10년 동안 맡았다.

 

정수장학회 등기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지난 1995년 9월6일 취임해 1999년 9월28일 중임을 거쳐 2005년 3월29일 사임할 때까지 약 10년간 이사장으로서 정수장학회 이사진 명단에 등기되어 있었다.

 

등기에는 당시 박 위원장과 관련돼 "대표권 제한규정, 이사 박근혜 외에는 대표권이 없음"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박 위원장이 이사장으로서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현재 정수장학회의 이사진은 1999년 9월28일 취임한 송광용 이사, 김덕순 이사, 최필립 이사, 신성오 이사, 최성홍 이사 등 모두 5명으로 이뤄져있다.

 

이중 최필립씨는 박 위원장에 이어 이사장직을 맡았다. 박 대표가 사임한 2005년 3월29일 취임한 최씨는 박 대표에게 주어졌던 대표권 제한규정을 갖고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0년대 말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내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에도 박 위원장을 돕는 등 박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5명의 이사진 중 경기경찰청장을 지낸 김덕순 이사와 서울교대 전 총장 출신 송광용 이사, 최필립 이사장은 박 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며 신성오, 최성홍 이사는 리비아 대사를 지낸 최 이사장이 이사장으로 들어오면서 영입한 외교부 출신 인사들이다.

 

 

현재 정수장학회는 등기에서 자산 총액을 238억 6000여만원으로 기록해 놓고 있다.

 

등기에 따르면 1995년 9월22일 약 130억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정수장학회는 15년 동안 자그마치 100억원 가량의 자산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정수장학회는 특히 박 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0년동안 130억에서 210억까지 80억 가량의 자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장학회의 수익모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수장학회측은 등기를 통해 "장학사업 경비를 조달하기 위해 주식투자, 방송업 및 신문업, 부동산임대업을 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수장학회는 현재 이번 판결에서 문제가 된 부산일보 주식의 100%와 문화방송(MBC) 지분 30%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정수장학회가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부동산 자산은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경향신문사 빌딩. 정수장학회는 이 밖에도 주상복합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예금자산 200억원 가량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