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권리찾기(31)저축성보험도 '사업비 공제'..중도해지시 큰 손해

입력 : 2012-03-09 오후 2:38:35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금융은 필요할 때 자금을 융통해 경제주체들이 원활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금융제도나 정책적 오류·부실, 금융회사의 횡포, 고객의 무지와 실수 등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금전적·정신적 피해와 손실,
부당한 대우를 당할 때가 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금융소비자들이 이런 손실과 피해를 입지 않고 소비자로서 정당한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사례를 통해 보는 '금융소비자권리찾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31)
 
부산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해 8월 보험설계사 이 모씨의 권유로 D생명보험사의 저축상품에 가입했다.
 
이씨는 적금식으로 일정금액을 납입하면 복리로 이자가 붙는 좋은 상품이라며 가입을 권유했고 김씨는 은행의 정기적금과 비슷할 것으로 생각해 이 상품에 가입했다.
 
설계사 이씨는 해지시 손실 여부를 묻는 김씨에게 "언제든 해지할 수 있고 이자는 못 받더라도 원금만큼은 확실히 받을 수 있다"며 "청약서에 자필서명을 하면 나머지는 자기가 다 알아서 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무런 의심없이 서명을 하고 이후 매달 약정한 10만원씩 꾸준히 납입했다.
 
그러던 중 경제적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김씨는 설계사 이씨에게 저축성보험 해지와 함께 그동안 납입한 원금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자 이씨는 "해지하면 손해를 본다"고 답했다.
 
김씨가 "가입할 때 언제 해지하든지 납부한 돈은 받을 수 있다고 하지 않았냐"고 따지자 이씨는 "그런적 없다"고 부인했다.
 
김씨가 가입한 상품은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보험의 보장 기능에 저축 기능을 더한 '저축성보험'이었다.
 
저축성보험은 규정상 보험 만기시 납입한 보험료보다 더 많은 돈을 받지만 중도해지할 경우 환급금이 크게 줄어드는 상품이다.
 
소비자가 납입한 원금 전액을 돌려주는 은행 저축과 달리, 보험사의 저축성보험은 보험료에서 사업비와 보장을 위한 위험보험료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돌려주기 때문.
 
설계사 이씨로부터 이런 사실을 안내 받지 못한 김씨는 민원을 제기하려고 했지만 자필서명이 돼 있어 이마저도 어려웠다.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사업비를 공제하는 것은 저축성보험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보험이 사업비를 공제하기 때문에 어떤 보험이든 만기까지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보험설계사들은 소비자가 보험 가입시 보험료에서 공제되는 사업비에 대한 설명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청약서에 자필서명을 하는 경우 반드시 최종 작성된 청약서를 모두 꼼꼼히 읽어본 후 충분히 이해가 된 후에 서명을 해야 한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팀장은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경쟁이 과열되면서 보험설계사가 본인의 계약자에게 기존보다 더 좋은 상품이 나왔다며 해지하고 새로 가입을 권유하는 '갈아타기'를 권유해 소비자들이 중도해지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하는 경우 중도해지로 손해를 보고, 새 계약은 새로운 사업비를 지급해야 되기 때문에 이중으로 손해를 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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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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