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잇따른 FTA체결과 주세법 개정을 계기로 와인 가격이 줄줄이 인하되면서 지난 2008년 와인 열풍이 재점화 될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연합, 미국과 연달아 FTA를 체결해 와인 가격 인하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와인 수입 업체들이 실제 소비자 가격을 내리자 비싼 가격 때문에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이 다시금 와인을 찾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달 26일까지 미국산 와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다. 이는 전체 와인 매출 신장률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주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발효되면 주류 수입업자가 도·소매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에게 술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즉, 유통구조가 단순화 돼 줄어드는 유통비용만큼 와인 가격 인하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난달 15일 가장 먼저 가격 인하를 발표한 운산그룹 계열사인 나라셀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몬테스 알파'를 비롯한 칠레 와인 가격을 평균 10% 내렸다.
이어 21일에는 국내 최대 와인 수입사인 금양인터내셔날이 칠레 대표 와인인 '1865'의 공급가를 10%,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는 최대 11% 인하했다.
또 이달 1일부터는 롯데주류가 '카르멘'과 '산타리타', '산타 캐롤리나' 등 주요 칠레산 와인 70종의 제품 공급가를 평균 10% 인하하면서 국내 3대 와인 수입사가 모두 가격 인하에 참여했다.
여기에 주요 백화점들이 대규모 와인 할인 판매전을 잇달아 진행하면서 와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8일까지 본점, 강남점, 영등포점, 경기점, 인천점에서 칠레, 미국산 등 수입산 와인을 최대 55% 할인판매하고,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11일까지 몬테스알파 쉬라즈, 모스까또 스푸만테 등 6개 와인브랜드 총 550여가지 와인을 최대 50% 싸게 판다.
롯데백화점도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미국 와인 특집전'을 전체 영업점에서 진행한다.
한편 이달 15일 한-미 FTA 발효로 미국산 와인에 붙는 관세 15%가 철폐되면 유럽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은 미국산 와인 판매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칠레-이탈리아로 이어졌던 3강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와인 업체들이 공격적 마케팅을 하는 반면 이탈리아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마케팅이나 가격 변동에 인색해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산이 이탈리아산 매출을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