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레미콘 가격 협상이 5차례나 결렬되면서 레미콘 업체들이 2차 조업 중단 여부를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
건설 업체와 레미콘 업체가 각각 제시한 인상안에 괴리가 너무 커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재논의 일정은 기약없이 미뤄진 상태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13일 레미콘 업계 고위 임원은 "정부가 중재를 한 것이 결국 시멘트 가격 인상만 결정해준 꼴이 됐다"며 "조업 중단을 다시 해야 하는 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말 정부 주재로 시멘트, 레미콘, 건설업계가 모인 자리에서 톤당 시멘트 단가를 9% 인상한 7만3600원으로 최종 결정한 바 있다.
정부가 중재에 나선 것은 레미콘 업계의 조업 중단으로 건설사의 주요 공사는 물론 오는 5월 열릴 여수엑스포의 막바지 공사에 차질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레미콘 업체들은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달 25일 조업중단 3일 만에 업무를 재개했다.
하지만 원자재인 시멘트가격이 인상된 만큼 레미콘 가격도 적절히 올라야 한다는 레미콘 업계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서 협상은 수평선을 이어가고 있다.
레미콘 업계와 건설사의 가격 인상 협상은 지난 최근까지 모두 다섯 차례나 열렸지만 모두 결렬됐다.
지난 12일 5차 협상 테이블에는 건설사 구매 부서장들의 모임인 건우회와 레미콘 업체 영업 부서장들의 모임인 영우회 관계자들이 앉았다.
이날 레미콘 업체는 시멘트 가격 인상분에 모래, 자갈 등 골재비와 운반비, 유류비 등을 감안해 6만2500원으로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건우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상에 참여한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 인상분에 골재비와 운반비, 유류비 등을 감안해 현행 ㎥당 5만6200원에서 6300원(11%)이 오른 6만2500원이 적정수준"이라며 "하지만 건우회 측은 500원 인상을 일관하고 있어 협상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한 건설사들의 입장은 강경하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 관계자는 "레미콘에 들어가는 원가의 구조 자체가 워낙 복잡하다"며 "골재의 경우 지역별로 가격 차이가 있어 원가 구조를 레미콘이나 건설사에서 산정하는 것 무엇도 옳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3자 간 협상이었다 해도 시멘트 인상 가격을 받아들인 건 결국 레미콘사"라며 "시멘트 가격이 올랐다고 레미콘 가격을 그만큼 올려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레미콘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국토해양부를 찾아 건설사와 조율을 잘 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국토부에 호소 했지만 별 다른 대답을 듣지 못했다"며 "지식경제부의 주재로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시멘트 단가만 올려놔 레미콘 업체는 피해를 입게 생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지방에서는 수도권에서의 가격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이대로 가격 인상이 되지 않는다면 조업 중단에 다시 나설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