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단골메뉴, '색깔론' 전방위적으로 등장

탈북자·한미FTA·제주해군기지 등 안보문제로 부각

입력 : 2012-03-13 오후 5:38:00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선거철만 되면 떠오르는 안보 이슈가 4.11 총선에도 어김 없이 찾아왔다.
 
분단이라는 특수한 현실을 고려하면 심리적 불안감과 함께 보수층의 결집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선거 때마다 보수정당이 꺼내든 단골 메뉴다.
 
◇탈북자 인권문제 대처방식 놓고도 색깔론 등장
 
먼저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이 대북 카드를 빼들었다. 그런데 기존 카드와는 사뭇 다르다. 탈북자 강제송환 반대 목소리를 통해 반공에 대한 반감을 축소시키면서도 북한 인권이라는 미묘한 주제에 접근했다.  
 
북한의 강경한 태도와 중국 외교문제까지 얽히면서 이슈는 민심을 파고들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에 공세를 취하기도 했다.
 
13일 제17차 유엔 인권위원회의에서 발생한 남북 대표단 간 충돌은 북한 인권 문제를 단숨에 뉴스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새누리당의 인권 문제 제기에 북한이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이 즉각 강조됐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북송을 저지하기 위해서 활동하는 우리 의원님들을 폭행하는 것을 볼 때 북송된 우리 탈북자들이 얼마나 위험에 노출되어있는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며 북한 카드를 화려하게 포장했다.
 
최근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단식투쟁을 통해 탈북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문제를 알리고 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뛰어든 모든 정치인들의 의도가 불순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당내부에서는 총선 전에 북한 이슈가 조금 더 커지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제주해군기지에 이어도, 한미FTA도 안보이슈로 부각
 
중국 카드까지 다시 불거져 안보이슈는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이어도를 중국 관할해역으로 두고 정기 순찰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 이슈를 다시 한번 꺼내들어 주변국들이 우리 나라를 위협하고 있다며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일본이 독도에 대한 야심을 보일 때에는 분노가 들불처럼 일어나곤 했는데 왜 중국이 이어도를 관할해역이라고 할 때는 말 한마디 못하냐"며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세력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인가"라고 반문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일본의 독도에 관한 끊임없는 도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에 이어서 이어도 관할문제까지 3면이 바다인 한반도는 해양안보가 중요하다"며 "국방과 외교문제는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서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12일 제주해군기지와 관련, “해군기지는 안보 문제 플러스(더하기) 경제문제”라며 “북한이 지금 가장 반대하는 것이 제주해군기지와 한·미 FTA”라고 말했다.
 
'북한이 가장 반대하는 것'이라는 표현을 넣음으로써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논쟁에 북한을 끌어들인 것이다.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정치세력은 졸지에 북한과 한 통속으로 몰려버리게 만든 것이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이 대통령은 “(국내에서) 한·미 FTA에 유독 반대가 큰 것은 혹시 이데올로기의, 반미와 관련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FTA는 남의 나라 위해 하는 게 아니고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보수세력이 진보세력에 끊임없이 주홍글씨처럼 새겼던 '반미·종북'이 총선을 가로지르는 전선이 된 것이다.
 
사실 안보이슈는 새롭지는 않다. 역대 모든 선거에서 안보이슈는 항상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새누리당, 자유선진당 등 보수세력이 꺼내든 안보 카드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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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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