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레미콘 업계의 납품단가 조정 요구를 건설업계가 잇달아 거절하면서 중소 레미콘 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 2월 레미콘의 주요 원자재인 시멘트 가격이 건설, 시멘트, 레미콘 등 관련 업계의 협의를 통해 톤당 6만7500원에서 7만3600원으로 9% 인상됐다.
이후 5일부터 레미콘 가격조정을 위해 4차례에 걸쳐 업계 레미콘 가격 협상이 진행됐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상태다.
건설업계 측은 '건설경기 침체와 레미콘 수요 감소' 등의 수급논리를 내세우며 시멘트 가격인상분 2000원을 포함해 ㎥당 2500원 인상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레미콘업체에서 구매하는 원자재 구매단가와는 ㎥당 3000원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주요 원자재 중의 하나인 모래의 경우 골재협회가 발표한 가격동향 자료상 바다모래가 1만1500원/㎥으로 운반비 3000원/㎥(유가변동에 추가인상 예상)을 포함하면 1만4500원/㎥이 된다. 즉 건설사가 제시한 1만4000원/㎥보다 4500원 높은 셈이다.
또 자갈의 경우도 골재협회가 발표한 산림골재 평균가격 1만2500원/㎥으로 운반비 3000원/㎥(유가변동에 추가인상 예상)포함시 1만5500원/㎥으로 건설사가 주장하는 1만3500원/㎥으로는 구매가 곤란한 상황이다.
레미콘연합회 관계자는 "건설사의 모래, 자갈, 수송비 등은 평균치가 아닌 최저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라며 "레미콘 제조원가에 대한 요인분석을 공동으로 공인기관에 의뢰하자고 제안했지만 건설사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건 중소 레미콘업체다.
대형레미콘업체의 경우 대체로 특정 건설사와 협력관계에 있기 때문에 원가 관리는 물론이고 일정한 수준 납품규모가 보장되지만, 순수 레미콘업만을 해온 중소 레미콘사의 경우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다.
레미콘 납품단가가 제조원가를 밑도는 가운데 상당수 레미콘업체들은 매년 평균 5∼10% 결손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회에 따르면 2011년 레미콘 판매원가는 5만9903원/㎥였지만 실질적인 거래 가격은 5만6200원/㎥에 합의돼 ㎥당 3703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해왔다.
이후 지난 해 6월부터 시멘트 가격이 인상됐만 레미콘 가격은 7월부터 인상분이 적용되면서 1개월간의 추가비용 (소급적용)인상분은 고스란히 레미콘 업계가 부담했다.
중소레미콘업체의 경우 적자누적으로 인해 지난해 J레미콘, S레미콘을 비롯 6개사가 문을 닫았으며 금년 들어 N사, Y사도 적자경영으로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레미콘은 시멘트, 모래, 자갈 등 변동비와 수송비가 제품가격의 90%를 차지하는 등 원자재가격 변동에 크게 좌우 되므로 원자재가격 변동에 따른 납품단가 연동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협상력이 미약한 중소레미콘사 대부분은 레미콘 가격이 현실화 되지 않을 경우 적자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자료=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