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인적쇄신 '포장'..이면엔 '계파공천'

입력 : 2012-03-19 오후 2:09:55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새누리당이 4.11총선의 지역구 후보자 공천 작업을 완료했다. 공천이 확정된 후보자는 총 231명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공천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쇄신 기조에 따라 시스템 공천으로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실질적으로 잡음도 많았지만 현역 의원들을 배제하고 새로운 인물들을 영입하기 위해 컷오프제, 당우세 지역 현역 공천 배제 등의 노력과 이에 대한 클린 이미지 포장을 잘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친이와 친박 간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도 일부 보였지만 결국에는 지역별 후보 돌려막기로 친박들이 많이 살아남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시스템 공천 노력 '긍정적'..컷오프제 시비 논란 '분분'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시스템 공천을 약속했다. 박근혜 위원장은 "시스템 공천이 이뤄진다면 그것이 정치쇄신의 중요한 분기점이 되리라고 생각한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시스템공천에 따른 현역의원 하위 25% 컷오프, 전체 지역구 중 20% 전략지역 선정 등 원칙들이 비교적 잘 지켜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컷오프룰이 일률적 잣대로 현역의원들을 평가하면서 문제점도 드러났지만 시스템 공천에 다가가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컷오프룰은 해당 지역 주민이 직접 현역 국회의원을 평가해 전체 의원 가운데 하위 25%에 해당하는 인사들에 대해 원천적으로 공천을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컷오프룰에 대해 "헌법과도 같은 것"이라며 예외는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컷오프에 걸려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여론조사 결과도 우세하고 여타 후보 보다 경쟁력을 보유했음에도 현역이라는 이유만으로 탈락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잇따라 재심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컷오프룰 대상자는 당초 전체 지역구 의원 144명 중 불출마하거나 단수 공천을 신청한 의원 28명을 제외한 116명이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을 제외하고 93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들이 불만을 품고 탈당해 신당 창당, 무소속 출마 등이 예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무성 의원을 시작으로 백의종군 행진이 이어지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공천탈락자 돌려막기..돌아돌아 친박으로
 
컷오프로 지역구 현역의원들이 대거 탈락되면서 후보자 돌려막기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현역의원을 제외하고는 경쟁력 있는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 지역에 다른 지역에서 탈락한 후보를 공천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이 과정에서 '친이 죽이기'라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명분으로 탈락했던 친박 의원들이 대거 살아났다.
 
친박 연대 출신 송영선 의원은 당초 대구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연고가 없는 남양주갑에 공천됐다. 송 의원은 지난 14일 지역구민들에게 "박 대표가 백의종군하지 말고 남양주에 가서 민주당 자리를 탈환하라고 해서 낯설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친박 돌려막기 실체를 구체화했다.
 
공천에서 탈락했던 친박계 정수성 의원은 금품살포 혐의를 받고 있는 손동진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면서 재공천 받았다.
 
친박계인 유재중 의원은 성추문 의혹에도 불구하고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경선 방식 변경에 반발하면서 공천장을 받았다.
 
이 외에도 부산 중구동구에 신청했던 손숙미, 나성린 의원은 각각 경기도 부천 원미구 을과 부산진갑에 공천을 받았다.
 
서울 노원병에는 강남구 을에 가장 먼저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허준영 전 철도공사 사장이 후보로 낙점됐다.
 
또 노철래(서울 강동갑→경기 광주), 배은희(서울 용산->수원 권선), 정진석(충남 공주ㆍ연기->서울 중구), 고희선(수원 영통->경기 화성갑) 후보들도 돌려막기로 공천 티켓을 쥐었다.
 
김동규 정치컨설턴트는 "친박계 의원들을 제거한 자리에 다시 친박을 앉힌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친박 영향력이 커진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새로운 인물로 채우기 위해 천명했던 원칙에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도덕성 논란 '단칼에'..잡음은 '여전'
 
역사관에서 금품제공, 성추문까지 도덕성에 대한 논란이 공천기간 내내 지속됐다.
 
먼저 새누리당의 텃밭인 서울 강남갑과 을에 공천된 박상일, 이영조 후보의 역사관 논란이 빚어졌다.
 
이영조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5·18광주민주화운동과 제주 4·3사건을 각각 'popular revolt(민중봉기)', 'communist-led rebellion(공산주의자가 주도한 폭동)'으로 표현한 바 있다. 박상일 후보는 "독립군은 소규모 테러 단체 수준"이라는 내용을 담은 책을 펴낸 바 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난 14일 새누리당은 두 후보의 공천을 철회했다. 정홍원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은 "해석에 따라서는 국민 마음을 아프게 할 부분이 있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이에 두 후보의 공천을 취소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새누리당은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는 후보들을 단칼에 자르면서 클린 공천 이미지를 확대했다.
 
해당 지역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인 손동진 후보와 여성비하 발언으로 문제가 된 석호익 후보의 공천으로 또 다시 문제가 됐으나 두 후보는 공천을 자진 반납해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수해지역에서 골프를 치다 징계를 받았던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이재영(평택을) 후보와 성추문 혐의를 받고 있는 김태기(서울 성동갑), 유재중(부산 수영구) 후보가 공천을 받은 상태라 새누리당 공천의 도덕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 국민공천배심원단이 전략공천자 49명에 대해 범죄경력, 병역, 재산 등 후보자 적격 여부를 심사한 결과 3명에 대해 일부 부적합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쟁력을 감안해 적격 판정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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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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