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이북 음식 제품화 트렌드 가속화

자극적 양념과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아 웰빙 소비자들에게 인기

입력 : 2012-03-26 오전 10:21:3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식품업계가 웰빙 트렌드에 맞는 이북 음식을 제품화하는데 속속 나서고 있다.
 
맵고 짜고 강하고 자극적인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이북 음식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호 메뉴로 급부상했다. 이북 음식은 추운 지방의 음식답게 소금과 간장, 젓갈 등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
 
이에 비해 따뜻한 남쪽 지방의 음식은 맛이 빨리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통적으로 소금과 젓갈 등 강하고 진한 양념을 많이 사용한다.
 
이북 음식의 경우 양념을 하더라도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료의 고유한 풍미를 살리는 양념을 하기 때문에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한다. 그래서 배부르게 먹어도 느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이와 같은 인식의 확산으로 갈수록 이북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식품업계에서는 이북 음식을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그 동안은 주로 냉면과 만두 분야에 한정됐지만 불고기 양념 등 점차 그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은 최근 백설의 브랜드 리뉴얼을 실시한 데 이어, 양념장 부문에서 프리미엄 라인의 확대에 나섰다.
 
비교적 단순하게 형성돼왔던 양념장 카테고리의 성격을 다변화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양념장 사업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의 '백설 사리원불고기 양념'은 황해도 사리원 지역에서 유명한 불고기 양념을 재현했다.
 
강하고 진한 양념 대신 예로부터 불고기로 유명한 황해도 사리원 지역에서 전래돼 온 방식으로 만들어 부드러우면서 담백한 양념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개성만두는 예로부터 속재료를 남자의 주먹만큼 큼지막하게 채우고 피는 만두 속이 비칠 정도로 얇고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으로 동원F&B(049770)의 '개성왕만두'는 얇은 만두피 안에 돼지고기와 채소를 넣어 개성만두의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음식 가운데 하나인 냉면은 식품업계의 이북 음식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음식. 냉면 자체가 원래 이북 음식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북에선 냉면이 겨울 음식인데 비해 남한에선 여름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이북 스타일의 냉면은 평양 냉면과 함흥 냉면이 주류를 이루는데 평양 냉면은 물냉면, 함흥 냉면은 비빔냉면이 대표적이다.
 
최근 식품업계는 평양냉면 경쟁이 뜨겁다. 풀무원의 '생가득 평양물냉면', CJ제일제당의 '평안도식 동치미 물냉면'과 '횡성한우 육수 평양식 물냉면', 오뚜기(007310) '면사랑 평양물냉면', 롯데홈쇼핑의 '모란각냉면', 아워홈의 '손수 평양물냉면' 등이 경쟁하고 있다.
 
함흥냉면의 경우에도 CJ제일제당, 아워홈, 롯데홈쇼핑, 풀무원 등이 모두 제품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독특한 메뉴와 담백한 맛으로 남다른 경쟁력을 가진 이북 음식은 이제 국내 주류 음식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며 "이북 음식이 웰빙을 추구하는 요즘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만큼 식품업계의 이북 음식 마케팅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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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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