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웅진에너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기술을 이용한 웨이퍼 양산에 이미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방식은 와이어에 붙인 다이아몬드 연마용 입자로 잉곳을 얇게 잘라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업계 1, 2위인
넥솔론(110570)과
웅진에너지(103130)는 지난해부터 생산성 증대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방식 도입을 위한 장비를 들여와 테스트를 해왔으나, 생산원가와 수율 등의 문제로 양산 시기를 저울질만 하던 상황이었다.
이재균 웅진에너지 사장은 지난 28일 기자와 만나 1월부터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방식으로 생산한 웨이퍼를 생산해 셀·모듈 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웅진에너지는 그동안 이 공법을 적용해 석달동안 1200만장 가량의 웨이퍼를 생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달에 400만장씩 생산한 셈이다.
웅진에너지가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공법을 도입한 것은 저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을 기술력으로 따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기술은 공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생산 기술 습득도 어려워 진입장벽이 높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현재 웨이퍼 업체의 90% 이상이 슬러리 와이어리스 공법을 이용하고 있으며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기술은 일본과 대만의 일부 업체가 도입해 소수의 기업만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웅진에너지뿐만 아니라 업계 1위인 넥솔론도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장비를 들여와 시험 생산을 하는 등 양산 시점을 저울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웨이퍼 업계가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방식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존 슬러리 방식에 비해 많은 장수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두께도 얇게 만들 수 있어서다.
또 생산속도가 슬러리 방식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소비되는 전력도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슬러리 방식에 비해 생산 단가가 높고, 90%대 초반인 수율을 90% 중반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2~3년 내에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가 웨이퍼 생산의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슬러리 기술은 도입된 지 20년이 넘어 원가절감에 한계가 있는 반면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는 도입 초기 단계인 만큼 앞으로 원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11월 이재균 사장이 선임되면서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를 통한 웨이퍼 양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동안 시험생산 등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양산 시기를 고심하다가 최근 양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 사장은 신기술 도입 초기에 손실이 불가피하더라도 양산을 통해 생산 노하우를 축적, 기술을 선점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에너지 관계자는 "파일럿으로 장비를 가동하는 것과 실제 생산을 위해 설비를 운영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 이 대표의 의견에 따라 양산을 시작했다"며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바로 잡아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웅진에너지는 현재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를 통한 웨이퍼 생산능력이 400메가 규모이며 연내 800메가로 단계적으로 생산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잉곳 1기가, 웨이퍼 500메가 등 2배로 벌어져 있던 잉곳과 웨이퍼의 생산능력이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다.
특히 웅진에너지는 매출의 70% 가량을 미국의 선파워가 차지하고 있어 웨이퍼 생산을 통한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선파워는 웅진에너지에서 잉곳만을 구입해 다른 업체에 웨이퍼 가공을 맡기고 있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공법을 도입해 본격 양산을 시작한 업체게 없었기 때문에 기술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고, 동시에 웅진이 추진하는 태양광 사업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현재 수율이 얼마나 되는지, 원가절감이 기대 만큼 나올지는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