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정부, 물가 우려 설레발에..양돈농가 '피눈물' 흘린다

입력 : 2012-04-01 오후 3:58:1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물가상승 요인이 될 수 있는 품목에 대한 위험 요소 제거일까, 아니면 과거 금(金)겹살 파동을 호되게 겪은 경험 때문에 설레발을 치는 것일까?
 
정부가 서민음식인 돼지고기에 대한 무리한 물가잡기를 강행, 양돈농가의 피눈물을 쏙 빼고 있다.
 
정부가 이달 말로 만료될 예정이던 삼겹살 할당관세(0%) 적용 기간을 오는 6월 말까지 연장하고 적용 물량을 7만톤(t) 추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여기다 지난달 15일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삼겹살 관세가 25%에서 16%로 낮아져 돼지고기 수입 급증이 예정된 상황이다.
 
한·미 FTA로 인한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던 정부의 발언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정부가 무리하게 돼지고기 무관세를 추진하는 것은 3~6월 야외 활동이 증가해 삼겹살 소비가 느는 시기로, 국내산 공급이 달려 소비자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아울러 구제역 여파로 급감했던 돼지 사육수가 오는 3분기에나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가격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일조한다.
 
이에 대한양돈협회는 오는 2일부터 삼겹살을 포함한 돼지고기 출하를 무기한 중단한다는 초강수를 뒀다. 양돈협회에 따르면 돼지고기를 수입한다고 해도 실제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결국 수입업자와 유통업자만 배를 불린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부는 이 같은 농민들의 반발에도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서 무관세 수입을 밀어 붙일 요량이다.
 
여기에는 돼지사육 농가들이 계속 출하를 하지 않고 버틸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돼지 체중이 늘면 가장 맛이 좋은 이른바 '규격돈'의 기준을 초과해 이중으로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급기야 정부는 농가에서 출하를 중단할 경우 1만5135톤의 재고 물량을 방출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금(金)겹살 파동으로 한 차례 진땀을 뺐던 정부가 이처럼 물가 상승에 만전을 기하는 것을 나쁘게만 볼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정확한 수요분석과 미래 예측을 수반하지 않은, 양돈농가에 대한 일방적인 '팔 비틀기'라면 분명 문제가 될 것이다.
 
특히, 단기적으로 몇달은 수입 삼겹살과 비축분으로 돼지고기에 대한 수요를 감당한다 해도 국내산 돼지출하가 제대로 안되면 양돈농가의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수입 돼지고기 물량 확대가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이 될지, 물가 상승에 대한 정부의 혜안인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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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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