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성공하면 ‘사업’, 실패하면 ‘사기’라고 부를 만큼 사업을 한다는 것은 성공과 실패가 동전의 양면처럼 맞닿아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실패해도 다시 재기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분위기입니다. 실패한 사람이 새로 창업하는 사람보다 성공확률은 적어도 3배 이상 높을 것이라 생각합니다.”(전원태 MS코프 회장,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설립자, 63세)
지난해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죽도에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이하 개발원)을 설립한 전원태 MS코프 회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재기중소기업개발원 2기생 수료식을 맞아, 재기를 꿈꾸는 이들에 대한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최초 실패기업 재기교육기관으로 전 회장이 3억원을 출연해 만든 개발원은 올해 2번째 수료생을 배출했다. 지난달 30일부터 1박2일동안 열린 행사에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이들은 재기 교육생들의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이들을 위한 정부 대책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
송 청장은 “중기청의 재창업지원자금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세나 지방세에 대한 세금체납이 없어야 하는데 감면제도가 없어 힘들다는 교육생들의 이야기에 따라 국세청장과 관련 내용을 긴밀하게 협의해보겠다”며 그 자리에서 관련 제도에 대한 개선 의지를 보였다.
4주동안 실패 기업인들에 대한 심리치유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개발원에서 교육생들은 재기에 대한 ‘희망’을 다시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음식물류폐기물 재활용 설비 제조업체 경기특장개발은 부도 전까지 연매출 100억원에 50여명을 고용한 탄탄한 중소기업이었다. 그러나 회사가 최종 부도처리 되면서 이대규 전 대표(2기 수료생)는 죄책감과 자괴감으로 1년을 술과 고민으로 살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입소 후 심리치료의 효과인지 모르겠지만, 고혈압 약까지 끊을 수 있을만큼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는 이 전 대표는 “이제 이곳에서 용기를 얻었기 때문에 그 용기를 바탕으로 연매출 1000억원에 100년 이상 가는 환경기업을 다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1기 수료생으로 현재 다시 창업에 도전한 최봉석 남영기업 전무는 “3주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할 만큼 주문량이 많아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며 “이곳에 입소하지 않았다면 다시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입소해 결국 문제는 외부가 아닌 나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3번의 눈물을 흘렸다”며 “지금 음식물처리기 개발에 힘쓰고 있는데 이대로 진행된다면 3년 안에 100억 매출 기업으로 만들고 개발원에도 펀드를 만들 수 있는 재기성공 기업인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지난달 20명의 2기 수료생을 배출한 개발원은 올해 5월과 9월 두차례의 교육을 또 진행할 예정이다.
중기청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재기교육 및 자금지원 강화를 포함한 다양한 정책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의 교육과정을 보강하고 중기청이 소요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재기중소기업개발원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공동으로 재기지원 포럼을 6월말 개최할 계획이다.
또 재창업지원자금(융자)의 지원업종 및 지원대상 등을 확대하고, 이번 교육수료생에 대해서는 지방중기청 또는 중진공 지역본부 직원을 전담후견인으로 지정해 재창업자금 등 정부지원사업 참여를 도울 방침이다.
이외에도 재창업자의 경영능력 함양을 위한 3박4일간의 교육프로그램도 신설,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