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민간인 불법사찰' 은폐·축소 의혹에 시달리는 검찰이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를 내비쳤지만 여론은 반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일 이례적으로 채동욱 대검찰청 차장이 직접 나서 "현재 진행 중인 재수사를 통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민주통합당이 주장하는 특별수사본부 설치,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특별검사제 도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불법사찰' 의혹은 여·야간 '폭로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검찰, 정치권 공세에 '곤혹'
청와대를 겨냥했던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은 검찰의 '사찰문건 축소·은폐' 의혹으로 불똥이 튀면서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런 의혹을 근거로 통합민주당은 대검 산하에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할 것을, 새누리당은 특검을 도입해 의혹을 신속히 해소할 것을 요구하며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측은 "지금까지 밝혀진 USB(저장장치) 자료는 빙산의 일각이고, 특검 실시까지 시간을 벌며 꼬리자르기를 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로 권재진 법무장관 해임과 특별수사본부 신설을 통한 철저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특별수사본부는 결국 검찰이 계속 수사를 하는 것인데, 불법 민간인 사찰 은폐 의혹이 드러난 이상 검찰에 맡길 수 없다"며 전·현 정권에 대한 전면적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검찰 입장에서는 어느쪽에도 우군이 없는 셈이다.
◇'정면돌파' 선언 검찰, 결과는?
검찰이 정치권의 '특검·특별수사본부 설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 것은 어느 쪽 요구도 수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야당 주장대로 기존 수사팀을 배제하고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게 되면 부실수사에 대한 비판과 축소·은혜 의혹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렇다고 특검이 도입된다면 검찰로서는 수모가 아닐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증거인멸의 주모자인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에 대한 영장이 잇달아 청구된 상황에서 특검이 논의되면 수사가 자칫 동력을 잃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