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민간인 불법사찰 재수사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48)과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42)이 구속되면서, 수사가 이른바 '윗선'으로 직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그동안 검찰이 "사찰의 비선(보고 및 지시체계)을 찾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라고 밝힌 만큼, 결정적인 단서를 갖고 있는 이들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수사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단 이 전 비서관과 최 전 행정관을 구속한 검찰은 청와대 '윗선'의 개입 의혹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무더기로 공개된 사찰 문건과 장진수 전 주무관의 폭로 등을 통해 의혹이 제기된 청와대 및 민정수석실의 개입 여부 등이 주된 수사대상이다.
장 전 주무관은 이와 관련해 권재진 법무부장관 등 당시 민정수석실측이 검찰에 압력을 가해 수사를 중단시키고 재판 과정에도 개입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검찰은 '사찰'과 '증거인멸'에 모두 연루된 진경락(45)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에 대해서도 조만간 강제구인을 통해 신병을 확보할 계획이다. 진 전 과장은 장 전 주무관에게 사찰자료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디가우저(자료 영구삭제)로 파손토록 지시한 바 있다.
또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된 돈의 출처 역시 검찰이 풀어야 할 과제다.
장 전 주무관이 진술한 돈은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 건넨 5000만원 ▲이 전 비서관이 건넨 2000만원 ▲임태희 전 청와대 실장의 측근인 이동걸 고용노동부 정책보좌관이 변호사 비용으로 건넨 4000만원 등이다.
검찰은 특히 장 전 주무관이 지난해 류 전 관리관에게서 건네받은 5000만원이 시중에서 거의 유통되지 않는 '관봉'(신권 100장 다발을 압축포장한 것) 형태였다는 진술을 확보, 해당 지폐의 일련번호를 추적해 돈의 출처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 개입 의혹 등에 대해 "언제든 구체적인 단서가 나오면 수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가장 예민한 문제는 역시 불법사찰과 은혜 시도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됐는지 여부다.
이 문제는 이미 장 전 주무관은 최근 한 언론인터뷰에서 "지원관실로 처음 발령났을 당시 진경락 과장이 청와대로 데리고 가서 이 전 비서관에게 인사를 시켰는데, 그때 진 과장이 '이 비서관은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분'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해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장 전 주무관은 지난 26일에도 "진경락 과장의 후임자인 정모 과장이 (증거인멸과 관련해) '지금 VIP(이 대통령)한테 보고가 됐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