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史 100년 미국을 가다)②게임은 변호사도 춤추게 한다

법률 회사 등 다양한 美기업, 직원 복지·교육에 게임 도입
게임, 직원 능력 향상..관련 사업도 '성장'

입력 : 2012-04-03 오후 2:00:00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미국 법률회사 ‘배너&위코프’의 워싱턴 D.C 지부에는 콘솔 게임기 ‘Xbox360’이 설치된 회의실이 있다.
 
회의가 없을 때면 변호사 등 직원들이 모여 비디오 게임을 즐긴다.
 
당초 회사는 고객이었던 게임 회사와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게임기를 설치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회사에서 게임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워싱턴 지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스티브 창 변호사는 “회사 직원들이 함께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유대감이 더 좋아졌다”며 “예를 들어 우리 회사에 기타를 이용하는 비디오 게임이 있는데, 이를 통해서 변호사 중 한 명이 굉장한 기타 실력을 가진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공동 대표인 로스 데넨버그도 “휴식 시간 동안 게임을 하면서 직원들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쉽게 풀 수 있고 업무 능률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법률 회사에 비디오 게임을 설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두 공동대표가 모두 게임 이용자였던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스티브와 로스는 학생 때부터 비디오 게임과 ‘울티마 온라인’ 등 온라인 게임을 즐겨오고 있다.
 
특히 로스는 ‘비디오 게임 개발사들을 위한 법률 가이드(Legal Guide to Video Game Development)’를 쓸 만큼 게임에 관심이 많다.
 
◇미국 기업, 직원 복지·교육에 게임 활용 
 
회사 휴게실에 게임기를 설치하고 직원들이 게임을 하는 모습은 과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S/W 업체들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됐던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S/W 뿐 아니라 다양한 업체들이 직원 복지와 교육에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70%가 회사 업무에 게임을 도입하고 있다.
 
아디다스, 닛산, 할리데이비슨 등의 마케팅ㆍ컨설팅 업무를 하는 ‘크리티컬 매스(CRITICLAMASS)’사는 ‘닌텐도 wii’, ‘Xbox360’, ‘PSP’ 등 비디오 게임과 온라인PC 게임을 할 수 있는 직원 휴게실을 설치했다.
 
메리어트 호텔은 게임을 통해 업무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페이스북에서 제공하고 있다.
 
◇게임이 직원 능력 향상시켜
 
미국 기업들이 직원 복지와 교육에 게임을 이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우수한 직원들을 모집하기 위해서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이용한 세대들은 성년이 돼 사회 진출을 하면서 좋은 게임 시설이 있는 회사에 더 많은 호감을 나타낸다.
 
이를 위해 크리티컬 매스사는 직원 면접에서 휴게실의 게임 설비를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는 업무 능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리서치 업체 ‘월드위너’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 이용자의 80%는 게임을 한 후 일에 더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게임 이용자의 72%는 일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푸는데 게임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회사 직원들은 게임을 함께 하면서 유대감과 협동심도 향상시킨다.
 
게임을 통한 직원 교육 효과도 크다.
 
콜로라도 덴버 대학의 트레이시 시츠먼 박사는 게임을 통한 직업 훈련으로 직원들의 일반 상식 능력은 11%, 직업 관련 지식은 14% 향상된다고 밝혔다.
 
심지어 운동 선수들이 스포츠 장르 게임을 통해 신체 능력과 기술을 향상시키거나 부상 에서 빨리 회복했다는 기록도 있다.
 
◇직원 교육 게임 개발 사업 '성장' 
 
직업 교육 등에 게임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미국에서는 관련 사업도 커지고 있다.
 
게임투트레인(Game2Train)은 기업의 직원 교육 게임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곳이다.
 
이 곳은 현재까지 기업들을 위해 100여개 게임을 개발했다.
 
이 회사의 고객들은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카드, 뱅크 오브 아메리카, JP모간 체이스, 노키아 등 초대형 기업들이다.
 
공공분야에서도 게임 교육 프로그램을 찾고 있다.
 
뉴멕시코의 로스 알라모스 공립 연구소는 원자력 발전소 검사 훈련 장비를 개발했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3D 그래픽의 가상 현실 공간에서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 요소들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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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