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정치권의 복지 공약을 검증하겠다며 출범한 기획재정부의 복지태스크포스(TF) 3차 회의가 연기되면서 TF활동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4·11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 식 선거 공약을 제어하려는 재정부의 움직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재정부에 따르면 당초 3일 복지TF 3차 회의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재정부는 전날 밤 복지TF 3차 회의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내용이 워낙 방대해서 검토가 아직 덜 끝났으며 박재완 장관의 지방 일정 탓에 회의 내용을 최종 보고하지 못해 회의가 연기됐다"고 말했다.
이는 선관위가 최근 복지TF의 활동이 특정정당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사전 선거운동 등의 논란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한데 따른 조치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도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선관위의 지적도 있었던 만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선관위의 경고(?)가 상당한 부담이 됐음을 시사했다.
당초 재정부는 이번 복지TF 3차 회의에서 각 정당이 총선용으로 내건 복지 공약의 재정과 재원 조달 방안 등에 대한 적정성 검토 결과 등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앞서 지난달 20일 열린 복지TF 1차 회의에서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복지공약을 모두 이행하려면 연간 43조~67조원의 국민 부담이 추가로 늘어난다는 분석도 내놨다.
특히 정부는 정치권 공약이 구체화되면 이를 근거로 제대로 된 분석을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선관위가 발목을 잡으면서 사상 처음으로 정부가 정치권의 선거공약을 공개검증하겠다던 복지TF는 당분간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장관도 지난달 28일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당부가 있었다"며 "내부적으로는 정치권의 정책에 대한 검토작업을 계속하겠지만, 발표시기와 범위, 발표여부까지 포함해 좀 더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공약에 대한 검증은 하겠지만,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발표는 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편 복지TF는 정치권 복지공약을 검증하고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2월에 출범시켰다.
당시 박 장관은 "정치권에서 복지확대·기업개혁·증세 등 정제되지 않은 공약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복지 TF를 구성해 공약에 소요되는 예산 등을 파악해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