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같은 부동산시장.."너를 속여야 내가 산다"

한건 거래위해 서로 '속고 속이기'..부동산판 `스팅`

입력 : 2012-04-04 오전 11:44:11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수도권 시장 침체로 부동산시장이 '거래 실종기'를 맞자 한건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거래 당사자들간의 서로를 속고 속이는 정치판 못지않은 거래가 판치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허위·고가 거래로 호가올려 놓고 정작 본인은 저렴한 시세로
 
최근 경기도 용인 성복동의 한 중개업소에는 이상한 문의가 이어졌다. 인터넷 입주예정자 카페에 이 사무실을 통해 프리미엄 3000만원이 붙은 가격에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글이 올라왔다며 자기 물건도 그 가격에 팔아달라는 의뢰다.
 
하지만 이 중개업소에서는 최근 해당 단지 물건을 매매한 적이 없다. 더군다나 해당 단지는 전매제한에 걸려있는 단지로 거래 자체가 불법이라 물건을 받지도 않고 있다.
 
이 인터넷 입주예정자 카페에 등록된 거래 사례는 허위였던 것이다.
 
시세가 형성되지 않은 단지에 프리미엄이 붙은 고가에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회원들을 속여 호가를 올린 후 카페에 글을 올린 본인은 시장 정상가로 중개업소에 매물을 푼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것처럼 인식돼 해당 물건은 매력적인 상품으로 변신한다.
 
중개업자는 "최근 입주예정자 카페에 허위로 거래 사례를 등록시키는 일이 있다. 시장 침체로 물건을 못 팔자 허위·고가 거래 사실을 카페에 알려 본인의 물건만 판다"며 "요즘같은 때에는 입주예정자 카페의 매매, 임대시세를 액면 그대로 믿으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거래 목마른 중개업자 속여 현금 갈취
 
한건의 거래가 아쉬운 중개업자를 대상으로 한 사기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사기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부동산을 당장 매수할 것처럼 속인 후 수표환전에 돈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소액 현금을 빌리거나 휴대폰 방전을 핑계로 휴대폰을 빌려 도망가는 유치한 수법이지만 거래에 목마른 중개업자들이 빈번하게 당하고 있는 것.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30대 중후반의 170cm정도의 남성으로 서울과 경기도에서 피해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부동산 계약 체결시 계약금은 거래 당사자간 입금을 유도해 피해를 줄일 것"을 당부했다.
 
◇고의적 고가낙찰로 고액수수료 챙기는 경매컨설턴트 난립
 
경매시장에서도 의뢰인을 속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고의적으로 고가로 낙찰을 받아 높은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다.
 
최근 서울의 이모씨는 경매 컨설턴트에 의뢰해 김포의 아파트를 5억2000만원선에 낙찰받고 낙찰가의 4% 인 수수료 1680만원을 지불했다.
 
일주일 후 수의자와 임차인 등 이해관계인 서류를 확인하기 위해 법원에 방문한 이모씨는 황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2등 입찰액이 4억5000만원을 조금 넘는 액수로 낙찰가와 무려 7000만원이나 차이가 난 것이다.
 
다다재테크 오은석 대표는 "고의적으로 1등 낙찰가만 공개하는 법원을 골라 고가 낙찰을 받은 후 수수료를 챙기는 악덕 컨설턴트들이 있다"며 "경매 컨설턴트가 하는 말은 100% 믿지 마라"고 당부했다.
 
오 대표는 또 "추천 물건은 최소한 1번 정도는 직접 현장을 방문해 현지 공인중개사를 통해 시세를 확인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한승수 기자
한승수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