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회장들 자사주 투자성적표는?

자사주 투자 성적 나쁜 KB·신한 회장들 성과급은 두둑히

입력 : 2012-04-05 오전 1:46:06
[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실적 만큼이나 경영자의 성적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자사주 투자수익률이다.
 
경영의 성과가 주식시장에서 반영되지 않을 때 경영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국내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수익률은 어떨까.
 
올해 3월 취임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투자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14% 가까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지난 4일까지 가장 높은 자사주 수익을 거둔 이는 올해 3월 취임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9월과 2010년 10월에 각각 4000주, 2000주씩 총 6000주를 장내매수했다. 2007년 3월 등기임원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보유하고 있던 하나금융지주 주식 3만9375주까지 합하면 모두 4만5375주를 보유하고 있다.
 
임원 취임 이후 그가 순수하게 장내매수를 통해 사들인 하나금융지주 주식의 가격은 3만683원이다. 현재(4일 종가기준) 하나금융지주 주가가 4만4200원인 점을 감안하면 30.58%가 올랐다.
 
6000주를 사들이는 데 들인 돈은 1억8410만원인 데 반해 현재 가치는 2억6520만원으로 총 8110만원을 벌었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 보유지분의 총 가치는 20억557만5000원이다.
 
다만 그가 지난달 취임한 사실을 고려하면 이는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서 일군 성적이라고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 전 회장인 김승유 회장의 성적표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 김승유 하나금융 前 회장..재직 당시 수익률 82%↑
 
김승유 회장은 퇴임 당시 16만4500주를 가지고 퇴임했다. 시가로 계산하면 72억7090만원이다. 그도 하나금융지주 등기임원이 되기 전인 2005년 12월 이미 25만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순수하게 사고 판 내역을 보면 김승유 회장의 수익률은 여느 회장보다 앞선다. 2006년 12월부터 2007년까지 5차례에 걸쳐 보유주식 5만주를 팔았다. 주당 4만6283원에 팔아서 번 돈은 총 23억1416만원이다.
 
이후 2007년 10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7차례에 걸쳐 2억310만원을 주고 8000주를 되샀다. 주당 평균매입단가는 2만5387원이다. 주당 매매 단가로만 두고 볼 때 2만5387만원에 사서 4만6283원에 판 셈이니 투자수익률은 82.31%에 달한다.
 
하지만 그는 재직 당시 재단법인 동파장학회와 모교인 고려대학교 등에 총 8차례에 걸쳐 4만8000주의 하나금융지주 주식을 증여·기부했다. 현 시세로 21억2160만원어치다.
 
◇ 이팔성 회장, 우리금융 주가 1만3000원은 싸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27일 우리금융(053000) 3000주를 주당 1만3083원에 장내매수했다. 지난 2008년 9월 첫 자사주 매수 이후 벌써 23번째다.
 
약 3년 6개월여 기간 동안 이 회장만큼 의욕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인 금융지주 회장은 없다. 자신감만큼 투자수익률도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한 타금융지주 회장에 비해 낫다.
 
현재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총 6만6000주로 들인 돈은 7억9030만6000원이다. 이에 비해 보유 지분의 현재가는 8억9100만원으로 그의 수익률은 11.30%다.
 
반면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과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어 회장은 2010년 9월 2000주를 시작으로 작년 8월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KB금융(105560) 주식 3만770주를 매수했다. 
 
주당 매입가는 4만9944원인 반면 현재가는 4만3000원으로 수익률은 -13.90%다. 15억3679만원을 썼지만 현재가치는 13억2311만원으로 2억1368만원을 손해보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6차례에 걸쳐 신한지주(055550) 주식 1만2430주를 주당 4만7551원에 사들였지만 4만4450원까지 떨어진 탓에 -6.52%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2011년 결산배당을 통한 현금수익의 절대액수는 2215만원을 받은,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어윤대 회장이 제일 많았다.
 
이팔성 회장이 1575만원을 받아 다음을 차지했고, 김정태 회장(1361만원)과 한동우 회장(932만원) 순이었다.
 
◇ KB·신한 회장들 자사주 손실분을 성과급으로?
 
게다가 자사주 투자수익률은 김정태 회장과 이팔성 회장이 더 우수했지만 성과급은 오히려 어윤대 회장과 한동우 회장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신한금융지주는 급여 외에 한 회장에게 지급할 장기 성과연동 현금 보상금 5억8000만원과 3억57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지난해 따로 책정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도 어 회장 등 임원 3명에 총 2억37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이들을 포함한 12명의 등기이사에 18억8700만원의 장기 성과연동 보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한편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011년 연봉 5억9800만원을 받아 직전년도 10억5700만원에 비해 4억5900만원(43.42%) 줄었다.
 
하나금융지주도 2010년 회장과 사장 2명에게 15억8300만원을 주던 연봉을 지난해엔 임원 5명에 16억95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 2010년 회장과 사장 2명에게 25억4600만원을 지급하던 신한금융지주도 지난해엔 12억4500만원을 줬다.
 
이에 비해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2010년 취임부터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인 5억원 초반대의 연봉에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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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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