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중앙정부가 지난해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이 6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자 최근 복지재정 부족 등을 호소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난에 도움을 주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잉여금은 정부결산상의 잉여금으로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 지방교육교부금에 우선 배분하고, 공적자금 상환, 채무상환, 추가경정예산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10일 기획재정부가 국무회의에 보고, 의결한 '2011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한 총세입은 270조5000억원, 총세출은 258조9000억원으로 11조6000억원의 결산상 잉여금이 발생했다.
다음연도 이월액 5조1000억원을 제외하면 정부 입장에서는 총 6조5000억원(일반회계 5조1000억원·특별회계 1조4000억원)의 여윳돈이 생긴 셈이다.
그러나 국민의 세금인 세계잉여금을 정부의 여윳돈이라고 마음대로 사용할수는 없다. 6조5000억원의 세계잉여금 중 특별회계 잉여금(1조4000억원)은 법에 따라 내년 세입으로 이입되고, 나머지 일반회계 잉여금(5조1000억원)도 법에서 정해진 배분방식에 따라 배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5조1000억원 중 지방재정에 당장 사용될 수 있는 금액은 약 2조원 수준이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중 19.24%는 행안부가 지방교부세로 지자체에 배분하고, 20.27%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방교육교부금으로 지자체에 배분하게 돼 있다.
재정부에 따르면 5조1000억원의 세계잉여금 중 1조1567억원이 지방교부세로, 8019억원이 지방교육교부금으로 배분될 예정이다.
나머지 잉여금 잔액의 30%인 9500억원은 공적자금 상환에, 그 나머지 잉여금의 30%인 6700억원은 국가채무상환에 사용되며, 최종적으로 남은 1조6000억원은 내년도 세입으로 넘어가거나 추경편성시에 사용할 수 있다.
결국 지난해 정부가 쓰고 남은 돈으로 지방재정에 배분할 수 있는 돈은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교부금을 합친 1조9586억원에 불과하다.
이 정도도 지방재정에 큰 도움은 되겠지만, 인건비도 지급하지 못하는 일부 지자체의 경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곳도 있는 실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세계잉여금은 지방재정에 플러스 알파가 될 수 있겠다"면서도 "지자체들이 부족하다며 요구하고 있는 보육예산만 7200억원 수준이어서 전체적인 재정난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월말 전국자치단체장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무상보육정책으로 지자체의 보육예산만 7200억원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행안부에 따르면 전국 38곳의 기초자치단체는 공무원 봉급 지급에 지장이 있을정도로 재정이 열악하며, 인천시와 같이 유동성 위기를 맞은 자치단체도 적지 않다.
행안부 관계자는 "세계잉여금 지원도 중요하지만, 자치단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책의 경우 시행 이전에 충분한 협의이 있어야 하고, 자치단체별로 재정한계를 넘어서는 무리한 사업을 자제하는 등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