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다음달 휴대폰 자급제(블랙리스트 제도) 도입을 앞두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이통사에 할인요금제를 내놓으라고 압박에 나섰다. 휴대폰 자급제용 할인요금제는 기존 '단말기 약정할인'이 아닌 '서비스 약정할인의' 형태를 띌 전망인데 양측간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방통위는 지난 10일 단말기 유통 경로에 관계없이 요금할인 혜택을 부여하도록 이통사와 협의를 진행 중으로 이달 중 구체적인 협의안을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휴대폰 자급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할인요금제 도입이 관건이라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이통사가 제공하는 요금할인 수준은 약정기간과 상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 25~33% 수준이다. 예컨대 소비자가 이통사 대리점을 통해 2년 약정으로 5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가입할 경우 1만3000원에서 1만8000원까지 요금할인을 적용했다.
기존에는 이같은 '단말기 약정할인' 형태였다면 휴대폰 자급제의 요금할인은 '서비스 약정할인' 형태를 띌 전망이다. 해당 통신사를 앞으로 1년 또는 2년 이용한다는 전제로 비슷한 수준의 요금할인을 적용하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직접 구매한 단말기를 들고가면 서비스 가입에 대한 약정할인을 적용하는 형태를 띌 것"이라며 "최대한 단말기 약정할인 수준의 할인폭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는 방통위가 요구하는 사항은 쉽지 않은게 현실이며, 아직 의사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고객이 직접 가져온 단말과 이통사 유통망을 통해 수급된 단말에 동일하게 보조금을 주기는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방통위와 협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선불요금제 또는 유심전용요금제를 복안으로 삼고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이는 일단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의 몫이라는게 방통위의 생각이다.
통신사들 역시 선불요금제나 유심전용요금제는 휴대폰 자급제 활성화 이후 시장논리에 의해 내놓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전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선불요금제나 유심요금제 모두 단말기 자급제 시행 이후 고객들의 수요를 파악한 뒤에 검토돼야 할 사안"이라며 "출시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