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맏형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상속분쟁에서 비롯된 삼성-CJ그룹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에 계약해지된 에스원이 삼성그룹 계열사인 데다, 관계사 에스텍시스템의 전·현직 대표이사 모두
삼성물산(000830) 출신이어서 보안업체 교체의 진의(眞意)가 주목받고 있다.
CJ그룹 측은 "보안업체들과의 계약기간 만료가 임박해 내린 결정"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눈치이지만, 사실 그룹 내부에선 지난 2월 삼성 직원의 이재현 회장 미행 의혹이 불거진 뒤부터 "삼성 계열 경비업체에 보안을 맡길 수는 없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 이건희 회장이 삼성가(家) 재산상속 소송과 관련,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은 점도 CJ의 이번 결정에 일조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회장은 17일 오전 삼성 서초사옥 출근길 기자들에게 "지금으로선 (CJ 측에) 한 푼도 내줄 수 없다"며 "끝까지 (맞)고소하고 대법원이 아니라 헌법재판소라도 갈 것"이라고 강경발언한 바 있다.
이어 "삼성이 너무 크다보니 (CJ 측이) 욕심을 내서 소송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해 상대방을 자극했다.
이에 CJ 측은 "미행건에 대해선 한마디 사과나 해명도 없이, 돈에 욕심이나 내는 수준 이하로 폄하하고 있다. 언제까지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CJ의 보안업체 교체 결정에 대해 "삼성-CJ 양측 간 갈등의 발로가 아니겠느냐"며 "CJ 입장에선 삼성 직원의 이재현 회장 미행 사건과 관련해 검찰까지 수사에 나선 상황에서 회사와 이 회장 자택 경비 등을 삼성 계열에 맡기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