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그야말로 주가연계증권(ELS) 광풍이다. 주가 향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은행 금리 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ELS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ELS 운용인력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경쟁과열과 함께 ELS와 주식워런트증권(ELW)간의 불균형으로 ‘변동성’이 감소해 운용자 입장에서는 수익내기 쉽지 않은 구조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ELS 발행금액은 13조1384억원을 기록, 분기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3월 한달 동안에만 5조원이 넘는 ELS가 발행돼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ELS는 미리 정해 놓은 구간 안에서 기초자산이 움직일 경우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다.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해도 일정 구간 안에 머물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것.
이렇다 보니 각 증권사에서도 앞다투어 ELS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ELS를 운용하는 인력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 증권사 ELS 운용인력은 “ELS 판매자 입장에서는 판매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금이 좋은 시기일 수 있지만 ELS 운용입장에서는 어려운 시간”이라며 “ELS의 구조상 트레이더들은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클수록 운용수익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지만 현재는 변동성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변동성이 줄어든 이유로 ELW를 지목하고 있다. ELS와 ELW는 정 반대 포지션의 헤지를 수행하게 되는데 변동성을 키우는 ELW의 시장이 위축되면서 변동성을 줄여주는 ELS로의 쏠림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ELS발행이라는 것은 결국 기초자산의 변동성을 매수하는 것으로, 매수한 변동성을 헤지하기 위해 트레이더들은 단순한 구조의 옵션을 만들어 장외시장에 판매하는데 그 옵션의 수요가 바로 ELW 헤지 포지션”이라며 “결국 ELW 시장이 고사직전이다 보니 이 옵션을 팔려는 사람만 있고 사는 사람은 없어 헤지가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ELS 운용자들은 장외시장에서 헤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물시장에서 기초자산이 올라가면 매도, 내려가면 매수하는 매매를 반복해 결국 해당 자산의 변동성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 ELW 관계자는 “실제로 ELS 열풍 때문에 올해 ELW를 많이 하고 싶다는 클라이언트들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실제로 ELW를 발행할 수 있는 회사들은 보수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ELW 가격도 나빠지게 되고 헤지도 힘들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ELS로 쏠림 현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 문제가 되는 부분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향후 투자자들에게 ELS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근 3개년 동안의 ELS 자료를 수집·가공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 3개월 후에 결과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