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녹십자(006280)는 올해 시무식에서 ‘건강산업의 글로벌 리더’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이 비전은 오는 2020년 국내 매출 2조원, 해외 매출 2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Top 50위에 진입한다는 경영목표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녹십자는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개발로 이머징 마켓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등 거대 시장에 진입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녹십자의 글로벌 경쟁 전략 품목은 독감백신, 수두백신, 혈액제제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세계 두번째 헌터증후군 치료제도 포함된다.
◇독감·수두백신 등 수출..“올 1천억 매출”
녹십자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백신 개발 이후 글로벌 시장에 백신 수출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혈액제제, 독감백신, 수두백신 등 백신제제들의 수출 성과로 880억원의 해외 매출을 올린 녹십자는 올해 전년 대비 25% 성장한 약 11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이 같은 매출 실적은 무난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약 3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독감백신은 이미 세계적인 다국적제약사들에 이어 녹십자가 세계 4번째로 WHO(세계보건기구)로부터 국제입찰 참가 자격인 PQ(Pre Qualification)를 인정받았다.
◇녹십자가 지난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혈액원. 이 혈액원에서는 연간 12만 리터의 일반 혈장 및 특수혈장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전 세계시장에 녹십자 독감 백신을 수주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는 얘기인데, 무엇보다 백신 제품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수두백신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다국적제약사와 경쟁하며 지속적인 매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수두백신은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돼 개발 진입 장벽이 높아 현재 전 세계적으로 녹십자 제품을 포함한 세 가지 제품만이 공급되고 있다. 세계시장은 약 25억 달러 규모 시장이다.
녹십자는 또 지난 2월 WHO 산하기관 PAHO(범미보건기구)의 올해 입찰에서 약 2000만달러 백신 및 면역글로불린(혈액제제)을 수주했다. 이에 따라 녹십자는 올해 안으로 약 1400만달러의 수두백신, 600만달러 규모의 B형 간염, 파상풍 면역글로불린을 중남미국가에 수출한다.
이 같은 수주는 녹십자의 국제입찰을 통한 수출 규모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 입찰에 입찰물량 전량을 수주하게 된 녹십자 수두백신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입증받았다는 평가다.
◇중국법인 ‘알부민’·‘혈액제제’ 등 생산
녹십자는 1995년 글로벌 전략에 따라 중국 안휘성 회남시(安徽省 淮南市)에 중국 녹십자를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현재 알부민(세포기초물질) 등 혈액제제를 생산하고 있다. 1998년에는 중국 국가위생부로부터 현장 인증을 통과해 안휘성 최초로 중국 GMP 인증을 받기도 했다.
영업소는 상해, 북경, 광동, 절강, 강소, 안휘 등 모두 6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1995년 중국 안휘성 회남시에 설립한 중국녹십자 전경. 이곳에서는 알부민(세포기초물질), 혈액제제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05년 직접 판매 방식으로 전환 후 성공적으로 중국시장에 안착한 중국녹십자는 녹십자가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순수 한국 기업이자 중국 내 30여개의 혈액제제 기업 중 유일한 외국기업이다.
중국녹십자는 한국 본사와 긴밀한 협조와 기술 도입 아래 중장기 R&D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조만간 공급하게 될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와 현재 개발 중인 B형간염 항체치료제는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선택과 집중’ 통해 선진의약품 공략 강화
녹십자는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한 글로벌 R&D프로젝트 작업에 돌입했다. 기존의 강점을 지닌 혈액제제와 백신제제를 유전자재조합 방식 등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신약과 바이오베터, 희귀의약품 등의 개발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녹십자가 추진 중인 글로벌 R&D프로젝트는 혈우병치료제 ‘그린진 에프’와 자가면역질환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을 비롯해 총 8건이다.
또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 파킨슨병 치료제 ‘GCC1290K’, 항혈전제 합성신약 ‘GCC4401C’ 등을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해 현재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호 전무(해외사업본부장) “녹십자는 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먼저 주요 제품(혈액제제,백신)을 기반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며 “지속적인 투자로 글로벌 R&D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글로벌 제약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