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 최대 계파인 경기동부연합의 '몸통'으로 알려진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인이 유시민 공동대표를 만나 흥정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같은 언론의 보도에 대해 통합진보당 대변인실은 4일 오전 7시24분 보도자료를 통해 "이석기 당선자, 유시민 대표 거래 기사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대변인실의 해명에 따르면 이 당선인이 유 대표를 만난 것 자체도 사실무근, 흥정도 사실무근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이같은 대변인실의 해명도 거짓말인 것으로 확인돼 향후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취재결과 이 당선인은 진상조사위원회의 발표를 앞두고, 유 대표를 모처에서 직접 만나 "6월 전당대회에서 당신을 대표로 밀테니 비례대표 당선자의 거취와 중앙당 당직자 지분을 보장해달라"고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사실상 비당권파인 참여계의 수장 유 대표에게 당권을 넘겨주는 대신, 비례대표 1, 2, 3번 당선인을 사퇴시키지 않고 사태를 봉합하자는 취지의 거래로 풀이된다.
유 대표는 단칼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의 이같은 행동은 그동안 경기동부의 실체와 실세를 두고 벌어진 논란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 됐다.
이 당선인은 줄곧 경기동부와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유 대표를 만나 벌인 흥정은 당원들의 직접투표로 당직을 선출하는 통합진보당 대표 자리에 자신이 미는 사람을 앉힐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세간의 의혹을 확인한 셈이다.
더구나 국민적 조롱과 지탄을 받을 정도로 중차대한 부정선거 사태를, 계파끼리의 거래로도 무마할 수 있다고 여기는 인식은 통합진보당의 존폐를 논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노출한 것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점입가경으로 당권파측은 조준호 공동대표의 "총체적 부실·부정선거" 발표가 있기 전날에도 유 대표측에게 "비례대표 1번 윤금순 당선인을 사퇴시키겠으니, 2번과 3번은 건들지 말라"는 취지로 다시 한 번 협상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돼 정당의 존립 자체가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당선인이 '버리는 카드'로 활용한 윤 당선인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출신에 소위 '인천연합'으로 분류된다.
결국 이 당선인이 경기동부에서 새롭게 키우고 있다는 소리가 파다한 김재연 당선인을 지키기 위해 윤 당선인을 버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경기동부계 당원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는 한 참여당 출신 당원은 "이석기씨는 경기동부의 핵심 브레인"이라며 "그들은 이석기씨에 대해 존경심에 가까운 감정을 갖고 있다. 이번 사태로 당이 깨지더라도 이석기는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크더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경기동부의 또 다른 핵심 윤원석 전 성남중원 후보가 성추행 전력으로 사퇴한 뒤, 이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 모양"이라며 "이석기씨도 이대로 사퇴한다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