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4.11 총선정국을 휩쓸었던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첫 공판도 열기 전에 맥이 빠진 모양새다.
박희태 전 국회 의장 등 피고인 세 명 전원이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공범으로 기소된 조정만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의 변호인이 지난 2일 이같은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박 전 의장 등 피고인들이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 등 선수를 치는 방법으로 형량을 낮춰보자는 계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박 전 의장은 지난 3월19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 이래 줄곧 혐의를 부인해왔다.
조 전 비서관 역시 300만원을 봉투에 담아 준비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고승덕 의원실에 돈을 전달한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주요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공판준비기일 내내 공소사실을 포괄적으로 인정해왔다.
'돈봉투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강을환 부장)는 오는 7일 박 전 의장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그러나 이날 첫 공판이 사실상 결심공판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박 전 의장 등은 2008년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 직전에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 전 수석과 재정·조직 업무를 담당했던 조 전 비서관을 통해 고 의원실에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제공한 혐의(정당법 제50조 제1항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