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中대형업체 속속 구조조정..태양광, 2차 조정 신호탄?

국내 업체, 구조조정 비 피할 듯

입력 : 2012-05-07 오후 7:41:20
[뉴스토마토 양지윤, 김진양 기자] 중국의 LDK가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태양광 업계에 또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구조조정이 중국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일단 우리업체들은 구조조정의 소낙비는 피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태양광 기업들이 그룹사라는 안전판이 있는데다가 아직은 버틸 여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7일 태양광 조사기관 솔라앤에너지에 따르면 선텍은 지난해 2분기, 잉리는 3분기부터 적자를 내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각각 4200억원, 75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중국발 공급과잉의 영향이 자국 기업의 제살을 깎아먹는 부메랑으로 돌아간 셈이다.
 
중국 기업의 어려움은 전세계 태양전지 생산량 기준 3위인 선텍과 4위인 트리나의 인력 감축 소식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선텍의 경우 지난해 11월 말, 퇴직금 명목으로 1000만달러를 마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감원설이 돌고 있으나 회사측에서는 인사비용이라는 답변만 남겼을 뿐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나솔라도 감원 혹은 감산의 압박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중소규모 업체 중심의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트리나솔라와 선텍처럼 몸집이 큰 회사들도 지난해부터 조용히 인력감축 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태양광 업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한국에서는 중소 업체 중심의 구조조정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황이 나빠진 탓에 메이저 업체들도 눈치를 살피며 구조조정 진행에 나선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가 일자리 감소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 공개적으로 알리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유럽과 미국 업체들을 벼랑끝으로 몰았던 중국 업체들이 역으로 구조조정 소용돌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 셈이다.
 
이들 메이저 업체들이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는 산적해 있는 재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모듈은 제품 생산 뒤 반년이 지나면 효율이 낮아지는데, 이 재고 제품은 새로 포장을 뜯어 효율을 측정하고, 낮아진 효율을 표시해 시장에 내놔야 한다. 지금처럼 재고가 쌓인 상황에서 생산량 조절에 나서지 않으면 적자 폭만 키우게 돼 어쩔 수 없이 인력감축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2차 구조조정이 시작됐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앞서 독일의 대표적 태양광 기업 큐셀의 법정관리 신청, 오바마 정부가 추진한 '그린 뉴딜'의 상징적 존재였던 솔린드라의 파산, 미국의 퍼스트 솔라의 인력 감축 등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1차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중국에서 새롭게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국내 업체에 미칠 파장은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모듈 부문에선 한국 기업이 중국보다 경쟁력이 낮지만, 최신 기술을 적용한 설비를 가지고 있어야 원가와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폴리실리콘, 잉곳·웨이퍼 등에서는 오히려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 주요 태양광 기업들이 대기업 그룹사에 속해있다는 점도 구조조정의 보호막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한 증권업계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현 상황은 기업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한화(000880)나 웅진 그룹 모두 밑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버티기가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부터 어렵다던 LDK도 인력감축에 나선지 1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 업체들의 구조조정은 올해 전반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여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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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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