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무주택자용 주택인 보금자리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을 유주택자에게 파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비난이 일고 있다.
임대주택지구를 분양을 대폭 늘린 보금자리지구로 전환시키고,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대형 임대주택을 배정해 미분양이 나자 분양가(임대료) 할인이나 규모 축소 등의 무주택 서민을 배려한 대안이 아닌 자금 여유가 있는 유주택자를 통해 손쉽게 미분양을 털려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무주택자 위한 보금자리주택이 유주택자에게?
보금자리주택인 수원 호매실지구는 지난 3월 A-6블록과 B-1블록에 1710가구를 분양했지만 1304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결국 LH는 16일부터 무순위로 입주자 모집에 나섰다.
모집공고에 따르면 호매실지구는 ‘공고일 현재 만 20세 이상인 자로 세대주여부, 주택소유여부, 청약통장유무,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당첨여부, 거주지역 등에 관계없이 신청가능’하다.
무주택 서민에게 저렴한 주택을 공급해 내집 마련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이 유주택자에게 공급되는 것이다.
당초 호매실지구는 지난 2004년 국민임대주택단지예정지구로 지정되며 총 1만9000가구 중 9500가구를 국민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09년 보금자리주택공급 정책에 따라 보금자리주택으로 전환(총1만9120가구)되며 임대주택은 8519가구로 줄고 분양아파트는 1만841가구로 늘려 공급키로 했다.
무주택 서민의 내집 마련을 위해 임대주택을 분양주택으로 바꿨지만 아이러니하게 대부분의 주택이 유주택에게 돌아가게 생겼다.
임대주택연구소 한문도 소장은 “호매실은 전환 보금자리주택이기 때문에 미분양분에 대해 유주택자 공급이 제도적으로 문제는 없다”며 “하지만 분양가격을 낮추거나 하는 등의 대안을 생각해보지 않고 여유있는 유주택자에게 미분양을 해결해 달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분양 아닌 임대주택까지 유주택자에게
단기 자금 마련 부담을 줄이고 내 집 마련의 꿈을 도와준다는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역시 유주택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광교신도시 A26블록 10년 공공임대주택. 당초 지난해 8월 분양에 나섰으나 85㎡ 초과 124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남자 LH는 이 미계약분을 털기 위해 1월 무순위로 다시 신청접수를 받았다. 접수 결과 단 하루 만에 마감됐다.
광교에 중개업자는 “미분양 났던게 50평이 넘었던 거니까 다양성도 좋지만 서민 임대주택치고는 상당히 큰 편이다” “미분양이 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고, 그렇게 되면 무순위로 나온다는 것도 알고 있어 문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당시 LH가 광교신도시 A26블록에서 무순위 접수를 받은 주택형은 ▲전용101㎡(58평형) 43가구, ▲전용120㎡(68평형) 73가구, ▲전용255㎡(77평형) 7가구이다.
한편 LH는 이달 말 입주자 모집에 나설 A27블록에 전용101~135㎡ 대형 공공임대주택 497가구를 또 다시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