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 총반격.. 이면엔 '경기동부의 유시민' 이석기 구하기

혁신비대위 경기동부 불참.. 전대미문 '당원비대위'로 시간끌기

입력 : 2012-05-16 오후 6:18:00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강기갑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혁신비대위 1차 인선을 발표하고 통합진보당 살리기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강 위원장은 이날 권태홍·민병렬 공동집행위원장, 이정미 대변인, 이홍우 비대위원을 임명하고 첫회의를 가졌다. 지지철회를 고려하고 있는 민주노총도 방문해 재고를 요청했다.
 
비대위는 경쟁명부 비례후보자 총사퇴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거취를 오는 30일까지 결정키로 했다.
 
아울러 비대위는 지난 14일 중앙위 폭력사태 후속조치를 마련, 조사위원회를 통한 진상조사로 관련자를 엄격히 처벌할 방침이다.
 
◇혁신비대위 강경책에 당권파도 '총반격'.. 사실은 '버티기'
 
그러자 당권파측 김미희·김재연 당선자가 잇따라 기자회견과 보도자료를 통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혁신비대위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로 알려졌다. 총반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미희 당선자는 국회를 찾아 "이번 사태는 당권파에 대한 '마녀사냥'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국회의원을 사퇴할 정도의 잘못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당선자는 "지난 중앙위 폭력사태는 심상정 의장의 불통과 일방적 날치기로 인한 분노가 원인"이라며 "중앙위 성원에 문제가 있었고, 따라서 전자투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또한 "당이 신뢰가 무너지고 어려움이 처할수록 당원의 요구와 입장에 의거해야 한다"며 "국민 앞에 내놓을 유일한 출로는 창당정신으로 돌아가는 당원 총투표"라고 기존 당권파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청년비례 김재연 당선자도 '유시민 전 대표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동지'라고 불러주셨던 것을 기억한다"며 "다시 '동지'로 설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청년들의 꿈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일련의 상황들이 당장 종결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여기에 이상규 당선자도 전날 비대위에 참여하는 문제를 놓고 강기갑 위원장과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끝내 합류하지 않았다.
 
이 당선자는 "화합형 비대위가 물건너 갔다"고 불참의 이유를 들었다. 당권파 비대위원과 쇄신파 비대위원이 동수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강 위원장은 계파별 1명씩 안배하는 것으로 비대위 구성을 제안했다.
 
혁신비대위를 부정한 당권파는 전대미문의 '당원비대위'를 추진해 독자적으로 조준호 진상조사보고서에 대한 재조사 등의 활동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당권파의 일련의 모습들을 사실상 '버티기'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이석기·김재연 당선자가 금뱃찌까지 수령해 간 상황에서, 오는 30일 개원일까지만 날을 세우면 비대위가 법적으로 등원을 막을 길이 없는 탓이다.
 
또한 비대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한 상태다. 당권파는 계파별 1명씩 안배하는 것이 자기들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당권파 비대위원과 쇄신파 비대위원 동수 주장에서 알 수 있다.
 
화합형 비대위를 하자면서 자신들의 몫만 더욱 강조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일각에서는 이면에 당의 재정과 당원명부 등을 관리하는 사무총국을 지휘하는 집행위원장에 참여계 권태홍 위원과 부산연합 민병렬 위원이 임명된 것이 불만이라는 평가다. 당권파는 계파와 무관한 인사를 앉혀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러한 생각의 차이로 인해 통합진보당이 '한지붕 두가족' 모양새로 대립이 장기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단 쇄신파는 당권파의 '당원비대위'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당권파는 당원비대위를 발족해 맞서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사태를 장기화 시켜서 경기동부연합의 '유시민', 이석기 당선자를 지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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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