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의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의 사퇴 거부로 인해 통합진보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민주통합당 일각에서 야권연대 파기설이 나오는 가운데, 17일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방문, 일단 시간을 벌었다.
이날 만남에서 박 대표는 심각한 우려를 전했다. 박 대표는 "(총선에서)야권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해서 국민들한테 죄송한데, 그 후 통합진보당의 일련의 문제에 대해서 내부에서는 얼마나 염려가 크시겠는가"라며 "저희들도 굉장히 염려하고 있다. 국민들도 마찬가지"라고 우려를 전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그런 행보가 돼야 하는데, 저희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고 국민들에게 자꾸만 좋지 못한 모습들을 보여서 오히려 민주통합당의 발목을 잡고 우리가 자꾸 물밑으로 빠져 들어가는 그런 형국이 돼서 같은 야당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빨리 수습을 해서 그런 결과를 통해 야권연대, 우리가 민주통합당의 도움이 될지, 실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들 꼭 잘 수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서 정권교체의 역할을 크게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를 예방한 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쯤 여의도 모처에서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김재연 당선자를 만난 데 이어 밤 10시에는 이석기 당선자를 만나려했지만 회동에 실패했다.
일단 두 사람의 사퇴를 끌어내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여기에다 이날 밤 민주노총이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의 사퇴를 조건으로 지지철회를 선언하면서 두 사람의 사퇴를 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비대위는 18일 전격적으로 이석기-김재연 두 당선자에게 21일까지 사퇴할 것을 촉구한 상태다. 이는 사실상 최후통첩에 해당하는 것으로 혁신비대위의 촉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출당이나 제명 등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한다.
국회 개원까지 불과 2주를 남긴 상황에서 혁신비대위가 비례대표 사퇴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