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이대론 안된다!)②유통시장 효율 강화·한전 자정노력 절실

"한전 판매부문 경쟁체제 도입해야"

입력 : 2012-05-20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정부의 전력 정책은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해오긴 했지만, 그 효율성 문제가 지적돼 왔다. 에너지 다소비 구조를 가져온 결정적 원인은 '전기요금체계'와 '전력유통구조와 경영효율저하'라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을 원가수준으로 올린 뒤 전력(판매)시장 역시 독점에서 경쟁으로 전환해 효율적이고 값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한전 스스로도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원가구조에 대한 사회 각층의 인정을 받도록 노력해야한다.
 
◇한전, 발전부문에 경쟁체제 도입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전력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한전의 발전과 판매부문을 분리하고 경쟁체제를 도입해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전력사업을 경쟁체제로 전환하면 사업자 스스로 원가를 합리적으로 책정하고 궁극적으로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건설이나 운영비 비용을 낮추돼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지난 2001년 정부는 전력산업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단행했다. 하지만 민영화 논리에 부딪혀 발전부문만 분리하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6개 한전 자회사로 분리되면서 '반쪽짜리' 개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고, 판매는 여전히 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상태다.
 
전력시장이 재편되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서비스와 요금제가 나오면 결국 소비자에게 이익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소비자입장에서는 고급전력을 필요로 할 경우 비싼 전력을 구입하게 되고 낮은 질의 전력으로도 큰 불편이 없다면 싼 가격의 전력을 선택하면 된다.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예전에는 KT가 집전화를 독점했지만 지금은 다른 사업자가 등장해서 가정에서 KT가 아닌 다른 집전화도 쓸 수 있게 된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한전 같은 독점 공기업체제는 전력을 생산하는 데 정부가 모든 비용을 보전해주는 총괄원가 보상방식을 채택한다. 지금과 같은 공기업 구조에서는 투자비와 운전비 등을 절감하려는 유인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연합(EU), 일본 등을 시작으로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시작했다.
 
미국은 전력산업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발전과 판매 뿐 아니라 송·배전망까지 개방했고 민간 사업자가 활발히 참여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소매시장을 자유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쟁의 강도가 약화되더라도 시스템의 통합성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책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요금 책정에 공정한 룰 적용해야
 
이외에 합리적인 전기료 가격을 감시·감독하기 위한 독립적인 에너지 규제기구 신설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전기위원회는 지식경제부 산하 조직으로, 정치적 외압에서 자유롭지 않다. 공정거래 위원회가 공정한 경쟁 촉진으로 소비자 권익을 지키는 것처럼 이와 같은 규제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근대 박사는 "지경부는 산업진흥 측면에서 요금을 결정하는 한편 규제기관으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어 이 두 가지 기능이 배치되므로 새로운 독립감시 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기요금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정해서 내놓는 것보다 공정한 '룰'에 따라 누구나 납득할만한 공식을 만들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연료비 연동제 같은 제도를 통해 국제유가 등의 외부요인으로 인해 가격이 올라가면 전기료도 연동하게 만들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소비를 줄이도록 유도할 수 있다. 연료비 연동제 역시 지난해에 도입됐지만 물가상승 우려로 도입되자마자 유보된 상태다.
 
이와 함께 한전의 원가산정방식이 더 투명해질 필요가 있다. 지난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18개 단체가 한전의 전기료 인상에 대한 건의서에서 지적했듯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원가를 산정해야한다. 산업계는 한전이 산업계 전기를 올리려면 그에 맞는 합당한 근거를 보여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원가 수준으로 요금 인상을 하겠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어떠한 근거에서 인상되는지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면서 "요금 산정기준과 절차 과정에서 산업계 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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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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