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당직자들이 출근하기 전인 오전 8시10분 서울 대방동 통합진보당 당사에 검찰 수사진이 들이닥쳤다.
이 순간 통합진보당은 모든 일정이 꼬여버렸다.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는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비례대표 당선자인 이석기·김재연 두 사람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다.
이미 하루 전인 20일 시민사회단체 원로들을 만나 혁신비대위에 대한 지지의사와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두 사람에 대한 조치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얻어놓은 상태다.
예상대로였다면 오전 10시쯤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두 사람에 대한 출당이나 제명 조치 등이 발표됐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검찰의 기습적인 압수수색은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오전 9시 회의는 연기됐고, 오전 10시 브리핑은 비례대표 당선자에 대한 조치가 아니라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발표로 선회했다.
혁신비대위 앞에는 검찰 수사가 놓여지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두 사람에 대한 징계조치는 어느 정도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혁신비대위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놓고 벌이는 대치상황이 정리되는대로 오후에라도 회의를 다시 열어 징계논의를 벌일 계획이다. 하지만 대치상황이 언제 정리될지는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힘들다.
또한 혁신비대위에 의해 출당조치가 이뤄져도 당 차원에서 두 사람의 국회 등원을 막을 수는 없다. 다만 당적이 통합진보당에서 무소속으로 변경되는 효과는 있다.
결국 혁신비대위의 당 쇄신과 혁신 작업은 검찰의 압수수색이라는 변수를 만나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로서는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 덕분에 시간을 번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