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일주일에 3일 이상 편의점에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 직장인 박미정(27, 여) 씨는 약속 때문에 하겐다즈 매장을 찾았다가 가격표를 보고 배신감을 느꼈다. 같은 용량의 싱글컵 제품이 편의점과 같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던 것. 점원에게 받는 서비스나 매장 임대료 등이 포함되지 않는 편의점 제품 가격이 당연히 더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가격은 동일했다.
22일 기자가 하겐다즈와 나뚜루 아이스크림 매장의 판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같은 용량의 싱글컵이 각각 3900원, 3200원으로 편의점 판매 가격과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통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경우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등이 포함돼 유통매장에서 판매되는 완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매장 대신 편의점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직장인 박미정 씨는 "하겐다즈는 매장이 많지 않아 주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구입하곤 했는데 가격이 같은 줄은 몰랐다"며 "점원의 서비스와 자릿세 등이 포함되지 않는 편의점 판매제품은 가격이 더 저렴한 게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겐다즈 관계자는 "가격에 대한 본사의 기본 방침이 소비자들이 익숙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일반 매장과 편의점의 가격이 다를 이유는 특별히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하겐다즈 매장은 '하겐다즈'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목적이 더 강하고 아이스크림보다는 와플이나 다른 디저트 메뉴 판매비중이 더 높다"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완제품의 경우 임대료나 인건비 등이 들지 않는 대신 유통망을 개척하고 편의점 점주에게 들어가는 마진이 있어 매장과 가격이 동일하게 책정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할인매장의 경우 가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같은 제품을 평균 3500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 대형 할인점 보다는 편의점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이 같은 가격차이는 매출을 올리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하겐다즈 매장에서 아이스크림 보다 디저트 메뉴 판매비중이 높다는 관계자의 말을 되짚어보면 결국 아이스크림 매출은 편의점에서 주로 나온다는 의미가 된다.
한편 나뚜루 관계자는 "매장 가격에 비해 편의점 판매가격이 비싼 것이 아니라 현재 편의점 판매가격이 정상이며 오히려 매장 운영으로 인한 추가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