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인천 청라국제도시와 영종 하늘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 건설을 둘러싸고 정부와 인천시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제3연륙교 사업과 관련 인천시와 '선착공 후협상'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져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국토해양부와 LH간 마찰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이지송 사장은 인천시청에서 송영길 인천시장과 만나 제3연륙교의 선착공 후협상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선착공 후협상은 사업이 더뎌지자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시급하다고 판단한 인천시가 내놓은 해법이다. 제3연륙교는 당초 정부가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에 포함해 진행하던 사업으로 주민들과의 약속 이행이 시급한 만큼 우선 착공 후 세부사항을 논의하자는 것.
세부 논의 사항은 국토부가 건설 불가능의 이유로 꼽고 있는 인천대교와 공항고속도로의 추가 운영손실금에 대한 보전방안이다.
이 사장은 이날 "연륙교를 건설하지 않을 경우 LH가 사기꾼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영종도 입주민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국토부가 입장을 바꿔주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영종 하늘도시 입주 예정자들은 '사기분양'이라며 인천시와 LH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송 시장은 "LH가 연륙교 건설을 위한 실시계획을 반영하고 행정절차를 이행해 정부를 압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한마디로 정부가 주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국토부의 반대로 애꿎은 인천시와 LH만 주민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 사장과 송 시장의 대화 내용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운영손실금 추가 발생 문제로 경제성이 없다는 국토부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국토부가 애초에 그런 사실을 모르고 사업을 진행했을 리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 사장과 송 시장의 대화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 되자 LH는 '원론적인 발언'이라는 취지의 해명자료를 내 국토부와 갈등이 없음을 견지했다.
LH는 해명 자료를 통해 "이 사장이 송 시장과의 면담에서 말한 의미는 영종하늘도시 첫입주가 오는 7월 예정돼 있어 입주민의 편익을 위해 제3연륙교 조기 건설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발언이었다"며 "착공을 위해서는 국토부의 사전 협의가 필요하며 국토부 등과 적극 협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LH 관계자는 "국토부와 LH의 마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다만 주민들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니 만큼 국토부와 인천시가 조율해 주민 피해가 없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역시 인천시가 당초 아무런 협의나 운영손실금 해결 등 대응 방안 없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3련육교는 사업 추진 단계에서 조차 논의된 바가 없는 것으로 LH 역시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안다"며 "당시 영종하늘도시 분양 성공을 위해 시가 무리수를 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입주 예정자들의 민원이 드세지자 면피하기 위해 여론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제3연륙교는 오는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에 맞춰 총사업비 5000억원, 길이 4.85㎞, 너비 27m, 왕복 6차선 규모로 건설될 계획이다.